[프로야구]“볼넷 그만” 볼멘 호세

  • 입력 2001년 8월 29일 18시 34분


“나 좀 상대해줘.”

최고의 용병타자인 롯데 호세(사진)가 볼넷 때문에 맥이 빠지고 있다. 호세는 28일 현재 홈런(31개) 타점(93) 출루율(0.509) 장타율(0.707) 등 타격 4개부문에서 1위, 타율에선 0.352로 두산 심재학(0.353)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의 간판타자. 특히 주자 진루시엔 타율이 4할대가 넘을 정도로 찬스에 강해 각 팀엔 ‘공포의 대상’이다.

사정이 이러니 틈만 나면 호세를 거르기 일쑤. 이 바람에 호세는 본의 아니게 볼넷에 관한 각종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101경기를 소화한 상태에서 호세가 얻은 볼넷만 무려 105개. 이 페이스라면 92년 김기태(삼성)가 기록한 한 시즌 최다볼넷(114개) 경신은 시간문제다. 호세는 105개 가운데 아예 포수가 서서 공을 받는 고의볼넷도 24개나 돼 97년 이종범의 고의볼넷 30개 돌파도 가능한 상태.

28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삼성 투수들은 초반부터 집중적으로 호세를 견제했다. 1회초 1사 2루에서 임창용은 고의볼넷으로 비어 있던 1루를 채웠다. 3회엔 무사 1, 2루에서조차 볼넷을 얻었다.

집중적인 견제에 신경이 거슬린 호세는 타격감을 잃어버려 나머지 4타석에서 삼진 2개와 내야땅볼, 내야 뜬공 각 1개로 무안타에 그쳤다. 타격랭킹 1위를 단단히 지키던 호세는 이날 4타수 무안타에 그치는 바람에 타격 1위를 두산 심재학에게 빼앗겨야 했다.

호세는 “나쁜 공엔 손이 안나가면 된다. 올해 타격이 좋은 것도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을 제대로 공략한 때문”이라며 집중견제에 대해 겉으론 대수롭지 않다는 눈치. 하지만 걸핏하면 거르는 투수들의 피칭스타일에 대해 타석에선 은근히 부아가 나는 모습이다.

<대구〓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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