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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8월 21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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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 비추미와 현대 하이페리온은 올 여름리그 들어 중반까지 플레이오프 진출조차 자신할 수 없을 만큼 험한 길을 걸어야 했다. 하지만 두 팀은 4라운드 이후 나란히 수렁에서 탈출했다.
3라운드까지 하위권을 맴돌던 삼성생명은 4라운드 3승2패로 국민은행 세이버스를 제치고 4강이 겨루는 플레이오프 안정권 진입에 성공했다. 팀 간판 전주원의 부상으로 위기를 맞았던 현대가 한빛은행 한새를 제치고 사실상 2위를 확정한 것도 의외.
난파선 같던 팀에 등대 역할을 한 선수가 바로 김계령(22·삼성생명)과 정윤숙(26·현대)이다.
김계령의 대회 시작은 험난했다. 힘과 탄력이 좋은 용병 센터들의 본격 투입으로 김계령은 골밑에서 밀려나기 일쑤였다. 지난 시즌까지 팀 선배 정은순의 보조 역할에 머물며 자생력을 갖지 못했던 것도 부진을 부채질한 원인. 하지만 김계령은 외곽슛 성공률을 높이는 한편 용병들과 몸싸움을 마다 않으며 골밑에서 살아남는 법을 터득해 나갔다.
삼성생명의 4라운드 상승세는 이같은 김계령의 변신 결과물. 21일 현재 경기당 평균 11.23점으로 득점 랭킹 17위에 올라 있는 김계령은 1쿼터만 뛴 4라운드 첫 경기를 제외한4경기에서 평균 15.75점을 기록할 만큼 공격력이 살아났고 리바운드도 경기당 5.77개를 잡아내며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 정윤숙은 그동안 팀 간판 전주원의 백업 가드가 주 역할이었다. 하지만 전주원이 1일 한빛은행전에서 무릎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포기하자 말 그대로의 백업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패싱력과 시야에서 전주원에 뒤진다는 그간의 평가를 비웃듯 코트를 누비며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주는가 하면 고비마다 직접 득점을 쏘아 올리며 팀을 2위까지 끌어올린 것. 정윤숙은 이같은 활약으로 프로 입문 이후 받은 상 중 가장 큰 4라운드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