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사이버장애인 동아리방 운영 김송삼씨 시집펴내

  • 입력 2001년 8월 10일 22시 29분


‘산다는 것은/ 나를 불태우는 것/ 작은 촛불이 되어/ 네 이웃을 위해/ 사랑의 불을 태우는 것/ 하늘을 바라보며 욕심을 버리고/ 이웃을 위해 불태우는 것/ 작은 촛불이 되어 어둠을 밝히는 것…’

팔다리를 움직일 수 없는 몸으로 소외된 이웃을 위해 4년째 ‘사이버 장애인동아리방’(www.sddr.kimc.net)을 운영해 온 김송삼(金松三·39·광주 서구 금호동)씨가 생활주변의 이야기를 모아 시집을 냈다.

시집 제목은 ‘내 작은 가슴에 사랑을 껴안고’.

이 시집(도서출판 문학관 간)에는 13년째 후천적 장애를 안고 험난한 세상과 부대끼며 살아온 자신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 배어있다.

김씨는 서울에서 의상디자이너로 일하다 89년 교통사고로 척추를 크게 다쳐 사지가 마비돼 1급장애인이 됐다. 그가 절망의 늪에서 벗어나 의지해 온 것은 컴퓨터 한 대. 특수장갑을 낀채 막대기를 입에 물고 자판을 두드리는 방법으로 PC통신의 세계에 들어갔다.

사이버 세상에서 ‘자유’를 얻은 그는 97년말 자신의 투병기를 읽고 격려해 준 이웃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뉴스레터 형식의 소책자 ‘사닥다리’를 57권째 펴냈다. 올 4월에는 집 근처에 ‘사닥다리 선교봉사회’사무실을 열어 출근의 기쁨까지 맛보고 있다.

<광주〓김권기자>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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