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포커스]시스코사 부정적 전망…국내 IT주식은?

  • 입력 2001년 8월 8일 08시 46분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사의 향후 실적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은 국내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CSFB증권이 미국반도체 주식을 무더기로 하향조정한 것도 삼성전자 등 국내IT주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시스코사는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상회하는 4분기(5월∼7월) 실적을 발표했다.

43억 달러의 매출액에 1억 630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25%와 86% 감소했지만 시장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이었다고 기업실적분석회사인 퍼스트콜사는 평가했다.

이것만 놓고 본다면 주가엔 호재다. 시스코사는 실적발표직후 마감후거래(After hours trading)에서 초반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CEO(최고경영자)인 존 챔버스가 애널리스트와 가진 컨퍼런스 콜에서 2002년 1분기(8월∼10월)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그는 "최악의 상황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20002년 1분기 매출액은 4분기와 비슷하거나 심지어 5%정도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것은 1분기 매출액이 4분기보다 1%정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월가전문가들을 실망시키는 발언이다.

챔버스는 또한 "기업들의 IT관련 지출이 언제 바닥권에서 벗어날지 아무도 모른다"며 "향후 시스코의 성장률이 얼마나 될 지도 미지수다"고 인정했다. 그는 시스코사가 매년 30∼50%의 성장을 기록할 수 있다고 언론에 얘기하곤 했다.

이같은 얘기가 전해지면서 상승세로 출발한 마감후 거래에서 재차 하락세로 돌변했다. 또한 주니퍼네트워크 등 경쟁업체들의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CSFB증권이 반도체 주식을 무더기로 하향조정한 것도 국내 IT주식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CSFB증권의 반도체 애널리스트인 존 피처는 노벨루스 ATMI LSI로직 등 12개 반도체 주식을 매수에서 보유로 한단계 낮췄다.

이 여파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2.6%하락했다.

김도현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시스코사의 향후 실적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과 CSFB증권의 반도체주식에 대한 대규모 투자등급 하향조정은 국내 IT주식에 악재에 작용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적어도 국내증시에서 IT주식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주가지수옵션 만기일과 금융통화위원회의 개최를 하루 앞두고 국내증시는 숨고르기에 들어갈 명분을 얻었다고 지적한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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