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비수기 부동산시장 술렁…집값 상승 이상심리 확산

  • 입력 2001년 7월 29일 18시 30분


부동산 시장의 기상도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여름철 비수기인데도 집값이 이상급등하고 있다. 서울지역 아파트 평당 매매가가 717만원으로 97년 이후 최고액을 기록했다. 서울 노원구 등 일부지역 전세금이 매매가의 90%선에 육박하고 있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는 수도권 이외지역으로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집을 가진 사람들은 의아해하고, 무주택 서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8월 이후 이사철이 본격화되면 집값 상승과 전셋집 부족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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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7월 들어 서울 강남 일부지역 전세금이 한 달 새 10%나 폭등했다. 매매가도 역시 강한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여름철 비수기에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의 평당 매매가는 717만원(28일 기준)으로 97년 외환위기 직전 최고액인 714만원을 넘어섰다.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들은 재건축 바람이 가세하면서 6개월 새 집값이 1억원 이상 치솟는 이상현상을 보이고 있다. 연초 2억3000만원선이던 강남구 도곡동 J아파트 13평형은 이달 들어 3억4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강동구 고덕동 13평형도 올초 1억원에서 6개월 새 42.5%가 올라 1억425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강남권에서 올 상반기 30% 이상 오른 아파트는 10개 단지, 1만5000여가구에 이른다.

부동산114측은 “올 상반기 일반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4.5%였으나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경우 상승률이 5배인 평균 22.4%에 달했다”고 밝혔다.

전세난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재건축과 관련, 8월 이주를 앞둔 서울 강남구 대치주공아파트 주민들이 전셋집 구하기에 나서면서 인근의 아파트 전세금은 두 달 새 20%나 치솟았다. 이 때문에 상당수 주민들이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등 서울 외곽으로 눈을 돌리면서 이들 지역의 전세금마저 동반 상승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이동성(李東晟) 원장은 “집값 불안은 수급불균형, 저금리에 따른 자금유입, 재건축으로 인한 전세수요 급증이 큰 원인이다”면서 “수도권의 주택보급률이 선진국 수준(110%)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82%로 주택이 절대부족한 것이 근본적 원인인 만큼 수급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한 중장기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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