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中庸(중용)

  • 입력 2001년 7월 19일 16시 19분


庸-화할 용 係-멜 계 猶-같을 유 端-끝 단 麻-삼 마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中國 사람들이 調和 (조화)를 重視한다고 言及(언급)한 바 있다. 그래서 自然(자연)과의 調和를 위해 天人合一思想(천인합일사상)이 나왔다면 空間과의 調和에서 風水(풍수)가, 時間과의 調和를 위해 八字(팔자)가 나왔다. 그리고 人間과 人間과의 調和를 위해서 禮義(예의)라는 것을 만들었다. 중국사람들이 무척 중시하는 關係(즉 人間關係)도 결국은 禮義를 通해 서로간에 調和를 실천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調和觀念의 根저(근저)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 中庸이다. 본디 禮記의 篇名(편명)이었던 것이 후에 大學, 論語, 孟子와 함께 四書의 하나가 되었다. 그러면 中庸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가. 흔히들 우리는 가운데를 취하는 것 이라고 해석한다. 그러나 中庸에는 보다 중요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예를 들어 숫자 10을 놓고 보자. 단순히 가운데를 취한다면 5가 바로 中庸의 숫자가 된다. 그러나 中庸이란 그런 의미가 아니다. 보다 中庸에 가까운 숫자는 1과 10 두 개일 수도 있고 4, 5, 6이 될 수도 있으며 아니면 1에서 10까지 모두가 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中庸이란 數學的, 物理的인 의미가 아니라 哲學的, 化學的인 意味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굳이 우리말로 쉽게 표현한다면 모자라지도 않고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은 상태 , 즉 치우침이 없는 過猶不及(과유불급)의 상태가 바로 中庸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極端(극단)이 배격되어야 한다. 중국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이 과격, 내지는 극단적인 것이다. 一刀兩斷(일도양단)이라는 말은 마치 칼로 두부모를 자르듯이 단칼에 결판내는 것을 말하며, 快刀亂麻(쾌도난마)는 복잡한 문제를 칼로 자르듯 속 시원히 풀어내는 것을 말한다. 물론 중국사람들은 이와 같은 방법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따라서 中庸이란 兩極端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 쉽게 말해 獨善이 아닌 兼善, 排他(배타)가 아닌 包容(포용)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調和란 결국 두 개의 極端을 同時에 취함으로써 中庸의 狀態로 돌아가고자 하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사람들이 즐겨 말하는 陰陽思想은 調和의 좋은 예이며 심지어는 의술과 약, 음식에서까지 조화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물론 이런 예는 일상 생활에서도 쉽게 드러나는데 건축물을 보면 거의가 좌우 대칭형이다. 어느 한 곳에만 치중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鄭錫元(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sw478@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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