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인터뷰]탤런트 정선경 "몸이 열이라도 모자라"

  • 입력 2001년 7월 18일 18시 35분


탤런트 정선경(30)은 요즘 ‘하루가 48시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KBS 2 TV ‘명성황후’(수목 오후 9·50)와 주말극 ‘동양극장’(토일 오후 8·00), SBS 시트콤 ‘허니허니(수 밤 10·55)를 동시에 출연하느라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기 때문이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겹치기 출연’하게 된 소감을 묻자 그는 “촬영 끝내고 집에 와서 대본 외우느라 정신이 없지만 맡고 있는 배역이 각각 개성 있는 인물이라 재미도 느낀다”고 말했다. 정선경은 “여러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가 한 마리도 제대로 잡지 못할까 걱정된다”고 말하지만 ‘연기 만큼은 똑 소리 난다’는 게 제작진의 평가다.

정선경은 ‘명성황후’에서 고종의 첫 부인인 영보당 이씨 역할로 고종의 아기를 낳으며 산고의 고통을 몸으로 보여주었고, 1930년대 인기리에 공연됐던 신파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소재로 한 ‘동양극장’에서는 당대 최고의 배우였던 문예봉 역을 맡아 함경도 사투리를 천연덕스럽게 구사한다. 또 ‘허니 허니’에서는 성적으로 무능한 남편인 탤런트 이영범을 구박하며 ‘색깔’있는 웃음을 던져주고 있다.

“예전에 ‘장희빈’ ‘국희’ ‘닥터 닥터’ 등 사극, 시대극, 시트콤에 출연한 경험이 있어서 낯설지는 않아요. 부족한 부분은 선배님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역사 자료를 읽으며 보완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겹치기 출연이 좋지는 않네요. 가끔 사극에서 엉뚱한 발음이 나와 실수를 할 때도 있어요.”

정선경은 영화로 출발해 TV드라마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보통 TV 탤런트가 영화에 진출하는 것과는 ‘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정선경은 과감한 노출연기를 불사했던 영화 ‘너에게 나를 보낸다’로 1994년 대종상 신인 여우상을 수상했다. 영화로 다시 가고픈 마음은?

“좋은 영화 섭외가 들어오면 당연히 해야죠. 하지만 TV나 영화나 연기를 한다는 데 있어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특정 분야에 연연하진 않아요.”

‘엉덩이가 예쁜 여자’에서 출발해 이제는 어떤 배역이든 소화해내는 연기파 배우로 거듭나겠다는 정선경. 그녀의 변신이 아름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황태훈기자>beetlez@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