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내핵보다 깊은 지구 내부층 더 있다

  • 입력 2001년 6월 6일 18시 41분


한국의 젊은 지구물리학자가 깊이 660㎞에서 광물의 결정구조가 바뀐다는 것을 실험을통해 증명했다.이로서 지구내부에서 맨틀이 어떻게 대류를 하는지 정확히 알수 있게 됐다.

미국 프린스턴대 심상헌 박사와 토마스 더피 교수는 맨틀의 주성분을 이루는 광물인 Mg2SiO4가 깊이 660㎞가 되면 결정구조가 바뀐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증명한 논문을 31일자 과학잡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맨틀은 지구 내부 깊이 35∼2900㎞에서 대류하면서 지각을 서서히 이동시키고 있다. 지구물리학자들은 이미 1930년대에 깊이 660㎞를 경계로 지진파의 속력이 10% 가량 갑자기 빨라지는 현상을 발견했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돼 왔다.

상부와 하부 맨틀이 660㎞를 경계로 화학적 조성이 완전히 달라 서로 물질의 이동이 없이 따로 대류한다는 ‘화학조성 경계면설’과 상부와 하부맨틀의 화학적 조성이 같아 함께 대류하되 660㎞ 깊이에서 결정구조만 변한다는 ‘상전이 경계면설’이 대립돼 왔다.

지난3년동안심박사는두개의0.2 캐럿 크기의 다이아몬드 사이에 광물을 넣고 레이저로 가열을 하면서 엄청난 힘으로 누를 수 있는 고온고압실험법을 개발해왔다.지하660㎞와똑같은 25만 기압, 2300℃의 상태를 재현하기 위해서이다.

실험결과 실제로 660㎞ 깊이의 온도 압력조건에서 광물은 상전이가 일어나면서 높은 밀도를 지닌 광물로 변해 기존의 ‘상전이 경계면설’이 옳았음을 입증했다.

심 박사는 “지난 98년 일본 과학자들이 텅스텐카바이드로 고온고압장치를 만들어 실험을 해 상전이가 660㎞ 경계면에서 일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한 논문을 잡지 ’사이언스’에 발표해 ’660㎞ 상전이 경계면설’이 한 때 흔들리기도 했지만, 우리가 더 고압을 가할 수 있는 실험법을 고안해 마침내 이 가설을 증명하는 데 처음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호동아사이언스기자>do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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