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부 재테크 성향'… 은행거래 위주서 '공격투자'로

  • 입력 2001년 5월 27일 18시 28분


우리 주부들은 아주 보수적인 재테크를 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수익률도 크게 따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재테크를 생활비 보조나 주택자금 마련 등 소극적 의미가 아니라 재산 증식이라는 ‘적극적’ 의미로 받아들였다.

상명대 양세정교수는 “과거 주부들이 비슷한 금융상품을 파는 은행을 주로 찾던 것과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며 “주부들이 이전보다 투자할 자산이 많아진 만큼 수익성을 찾아 다양한 금융기관을 찾는 선진국형으로 이행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익률을 중시한다〓수익률 중시경향은 안전성을 우선하는 은행거래 주부들만을 놓고 봐도 두드러진다. 은행을 최대 재테크부문으로 고른 주부들의 23.8%가 수익성이 상품선택 기준이라고 응답했다.

또 주식 직접투자보다 리스크가 적은 펀드투자 주부의 34.6%와, 부동산이 최대 재테크종목인 주부의 41.7%가 수익성을 우선 기준으로 삼았다. 물론 주식 직접투자를 하는 주부의 58.7%는 수익성이 최고 기준이었다.

양교수는 이와 관련, 이번 설문조사는 은행지점과 증권사객장 그리고 아파트 모델하우스 등 재테크현장을 직접 방문한 주부들을 대상으로 해 평균적인 주부들보다 이같은 경향이 두드러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목적 따라 투자대상 변한다〓재산 증식에는 수익성을, 주택자금 마련에는 안전성을 우선으로 꼽았다. 주택자금 마련을 위한 재테크의 경우 은행 예적금에 투자하는 주부가 72.4%로 가장 많았고 부동산(13.8%) 주식 직접투자(10.3%) 등의 순이었다.

역시 안전성이 중요한 노후자금 마련이 목적인 경우도 71.4%가 은행 예적금을 1순위로 꼽았다. 반면 재산증식을 위해선 투자대상을 은행(33.6%) 주식(24.2%) 부동산(20.3%) 등으로 ‘분산’했다.

▽재테크 애로 사항〓은행투자 주부들은 저금리(49.6%)→소득감소(24.6%)→과중한 종합과세(9.9%) 등의 순으로 재테크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주식이 주 투자대상인 경우 저금리와 소득감소가 34.8%로 같았고 정보부족(21.7%)이 그 다음이었다.

부동산에 주로 투자하는 주부중 저금리를 가장 큰 걸림돌(53.9%)로 지적한 점도 눈에 띄었다. 이는 부동산부문의 주부들 상당수가 저금리를 피해 부동산을 차선의 투자대상으로 선택했다는 분석을 뒷받침했다.

▽신문은 주된 정보원〓재테크정보를 신문 등 언론에서 얻는다는 응답자가 46.8%에 이르렀다. 이어 금융기관 제공정보(18.3%)와 주변사람(17.4%) 등의 순이었고 인터넷도 13.3%를 차지했다.

특히 주식 직접투자자들은 정보를 신문(39.1%) 못지 않게 주변 사람(26.1%)이나 인터넷(21.7%)에도 크게 의존했다. 은행이 주된 투자처인 주부들은 인터넷 정보활용이 6%에 불과했다.<금융부>

▲어떻게 조사했나

동아일보 금융부는 이달 24∼26일 서울에 거주하는 주부 250명을 대상으로 △주요 재테크분야 △투자대상 선택 기준 △애로사항 등 재테크 실태를 설문조사했다. 특히 국민 주택 등 8개 시중은행의 점포와 굿모닝 등 6개 증권사와 투신사, 그리고 3개 건설사의 아파트모델하우스 등 ‘현장’에서 주부들을 만나 설문함으로써 재테크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주부들의 실태를 보다 정확히 반영할 수 있었다. 최종 분석에는 중복 답변하거나 답변을 하지않은 설문지를 빼고 218건만을 사용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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