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세계는 금융혁명중]전문가 기고

  • 입력 2001년 5월 17일 18시 30분


미국인들은 뮤추얼펀드를 상속 재산으로 인식하고 있다. 억만장자 연예인 커플이 이혼을 하면서 재산을 분배할 때도 뮤추얼펀드는 예외없이 언급된다.

필자가 미국에서 공부할 당시 거주하던 아파트의 관리사무실은 관리기금을 대부분 뮤추얼펀드나 양도성예금증서(CD) 등에 넣어뒀다는 내용의 뉴스레터를 정기적으로 보내왔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금융회사는 예금성 상품에는 이자를 거의 지불하지 않는다. 당좌예금 같은 경우는 오히려 관리 수수료를 고객이 지불해야 한다.

그렇기는 하지만 수많은 투자 상품 가운데 미국인들은 왜 뮤추얼펀드를 투자의 기본으로 인식하게 됐을까. 이는 무엇보다도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바로 상장과 퇴출 제도가 엄격하다는 점이다. 다우존스지수가 시장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성장을 한 것도 이런 시스템 덕택이다.

총주식 발행규모가 지난 10년간 거의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이 이를 설명해준다. 상시 퇴출제도는 ‘증시가 우량한 기업의 집합소이며 안전하다’는 인식을 투자자들에게 심어줘 장기 투자로 유도하는 근간이 됐다. 게다가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펀드 정보 회사들로부터 얻게되는 다양한 정보는 고객들로 하여금 객관적인 판단을 가능케 해줬다.

결국 우리나라도 뮤추얼펀드를 비롯한 간접투자가 활성화되려면 투자자의 인식 전환과 주식시장을 뒷받침하는 제도의 선진화, 정보의 다양화 등 3박자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이재호<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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