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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16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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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의 자문그룹은 여러 갈래였으나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중경회(中經會)다. 야당 시절부터 김대통령의 경제 브레인 역할을 했던 중경회 멤버는 김태동(성균관대) 이진순(숭실대) 윤원배(숙명여대) 이선(경희대교수) 장현준씨(언론인) 등이다. 이들은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정부에서 장차관급으로 활동하거나 국책 연구기관장을 맡아 개혁정책 수립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집권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경제분야에서는 관료출신들이 중용되면서 중경회 DJ노미스트들은 조금 퇴조한 감이 없지 않다.
▷한나라당은 각계 인사들로 국가혁신위원회 자문단을 대규모로 구성할 계획을 세웠다가 대상자들이 이름이 공개되기를 꺼려 포기했다는 소식이다. 200여명 교섭 대상자 중 남덕우 전국무총리만 당에서 확인해주었다고 한다. 박찬석 경북대총장은 ‘공개적으로’ 이인제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았다가 교내외 압력을 받고 얼마 전 사퇴했다. 그만큼 우리 풍토에서는 지식인이 얼굴을 드러내고 특정 정치인이나 특정 정당을 돕는 활동을 하기 어렵다.
▷동숭동팀이나 중경회, 한나라당의 자문위원단 교섭 대상자 모두 대학교수가 주류를 이룬다. 외국에서도 대학교수들이 대통령 후보의 자문에 응하다가 당선된 후 대통령 비서실이나 행정부에 들어가는 사례가 많다. 한국 대학교수들은 정당법에 의해 정당에 가입할 수 있고 여야 정당이나 정치인의 자문에 응할 수 있다. 다만 얼굴 없이 자문에 응하다가 지지 후보가 집권한 후 벼슬할 때나 얼굴을 드러내는 것이 외국과 다르다면 다르다.
<황호택논설위원>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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