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광대의 집' 문화명소로 거듭난다

  • 입력 2001년 5월 11일 21시 33분


“‘광대의 집’을 아십니까.”

홍등가(사창가)인 부산 서구 완월동 입구에 소극장과 화랑으로 꾸며진 시민들의 문화휴식 공간인 ‘광대의 집(대표 박태룡·朴泰龍·37) ’이 11일로 개관 1주년을 맞는다. 광대의 집은 개관을 기념해 새로 먹거리 공간을 만들고 영화감상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해 새로운 출발을 시도한다.

제일아파트 반 지하에 70평 규모로 마련된 ‘광대의 집’은 객석 50석을 갖춘 30평 규모의 소극장과 30평 크기의 갤러리, 10평 크기의 도서실로 꾸며져 있다.

이 공간은 부산의 대표적 청소년극 연출가인 박씨와 광대로 유명한 연극인 박병철(朴炳喆·32)씨가 이 일대를 새로운 문화의 거리로 꾸며 보자는데 뜻을 모은 뒤 1년전 연극인과 이웃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45만원으로 마련됐다.

박씨는 “그동안 이 지역은 부산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로 비춰졌던게 사실”이라며 “이웃사람과 연극인들이 십시일반으로 지원해 준 돈으로 마련된 공간인 것 만큼 부산의 새 문화명소로 가꾸기 위해 1년 동안 기초를 닦았다”고 밝혔다.

연극인 박씨는 “이 곳에서는 마을잔치든 놀이마당이든 시민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운영해 왔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 곳에서는 연극 ‘광대탄생’과 한일공동 마임전 등 5개 작품이 공연됐다. 또 화랑에서는 부산지역에서 활동 중인 영세화가들의 그림이 365일 동안 무료로 전시되고 그림그리기 강습도 이어졌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별 수입이 없어 운영이 어렵자 연극인 박씨가 거리와 지하철 역, 각종 행사장 등에서 광대짓 거리공연을 펼쳐 올린 수입으로 이 문화공간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따라 광대의 집은 개관 1주년을 맞아 놀이공간의 활성화와 공연의 다양화, 먹거리공간 마련, 영화감상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해 다음달부터 새 출발을 시도할 계획이다.

부산시민들은 “‘광대의 집’은 그 자체로도 하나의 공연처럼 느껴진다”며 “이들의 꿈이 희망으로 끝나지 않아야 할텐데…”라며 운영의 어려움에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051-247-0056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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