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백령도 등 4개 섬 어민들, 조업확대 촉구

  • 입력 2001년 5월 11일 01시 17분


서해 접적지역인 인천 옹진군 대청도에서 20여년간 꽃게잡이를 해오던 지주옥씨(44)는 요즘 바다만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꽃게잡이가 시작된 지난 3월 중순부터 어선 옥주호(7.9t)를 타고 거의 매일 출어했지만 꽃게가 많이 잡히지 않아 지금까지 지난해의 25%수준인 2000여만원 정도의 소득밖에 못 올렸기 때문이다.

지씨는 “20여년간 정해진 조업어장에서만 많은 어선이 출어해 꽃게를 잡다보니 이젠 꽃게를 구경하기가 힘들 정도”라며 “어장이 확대되지 않으면 출어를 포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백령,대청,소청도어민들은 한정된 조업허용어장(일명 박스어장)에서 꽃게, 우럭 등을 잡기위해 출어를 하고 있으나 어족자원이고갈됐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조업구역은 지난 79년 국방부와 해양수산부 등에서 설정, 어민들은 이 어장안에서만 조업을 해야만 한다.

그동안 어민들이 조업구역 확대를 요구해 94년과 98년 부분적으로 확대가 됐으나 어민들의 요구에는 못미치는 실정.

이들 어민들은 지난해 8월부터 어장확장건의를 해양수산부 등에 수차례 건의해왔다. 연평도 어민들도 서북쪽으로 1마일정도 확장을 요구하고 있다.

어민들은 월선조업을 하다 1차적발되면 60일 조업정지, 2차는 90일정지, 3차는 면허취소처분을 받기 때문에 어로한계선 근처에서 한숨만 내쉬다 돌아오고 있다.

대청어민들은 지난달 24일 대청도 해군기지 앞 해상에서 어선 19척을 동원돼 하루종일 해상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백령 대청 소청도 어민들은 현행 조업구역에서 동쪽으로 1.5마일(75㎢) 정도를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어민들은 어장이 확대되면 241척의 어선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104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어민들은 “6월말이면 꽃게 성어기가 끝나는데 현재의 어장에는 꽃게가 없어 큰 걱정”이라며 “북방한계선쪽으로 조금만 확장해도 어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령도 김명산씨(72)는 “이미 백령도 주변에서는 고기를 구경하기가 힘들다”며 “정부에서 어장확장을 허용해야한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이에대해 “어장 확대를 위해 국방부와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백령도〓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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