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승엽 9호 단독선두로…팀은 해태에 역전패

  • 입력 2001년 5월 8일 22시 21분


이승엽
“감독님, 우리 잘 하죠.”

삼성 감독으로 부임한 후 처음으로 ‘광주 나들이’에 나선 ‘옛스승’ 김응룡 감독 앞에서 해태 김성한 감독과 선수들이 ‘뭔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8일 광주에서 열린 해태―삼성전.

18년 동안 몸담았던 광주구장에서 난생 처음 원정팀인 3루 더그아웃에 앉은 김응룡 감독으로선 남다른 감회가 있을 법했지만 경기는 어쨌든 경기. 양 팀 모두 한치의 양보가 있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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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사’ 김응룡 감독은 0―0인 3회 무사 1루에서 9번 김승권의 타석 때 스리번트 작전을 지시할 정도로 승리에 집착했다. 4회 이승엽의 중월 1점홈런으로 선취점을 얻은 뒤 1―1인 5회 3득점해 4―1로 앞설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삼성쪽으로 흘렀다.

하지만 해태는 5회말부터 믿기 힘든 반격을 퍼부었다. 선두 김상훈이 가운데안타를 치고 나간 게 신호탄. 2연속 볼넷으로 무사만루의 찬스를 얻은 해태는 2번 양현석부터 4번 산토스까지 3연속 안타를 때려내 간단히 역전을 이뤘다.

해태는 5번 신동주의 희생번트 뒤에도 4안타를 몰아치며 5회에만 무려 10득점해 대쪽같이 승부를 갈랐다. 5회 해태가 10득점한 광주구장 전광판엔 두자릿수 점수를 넣는 칸이 없어 ‘A’자가 새겨졌다. 해태의 11―5 승리.

삼성 이승엽은 4회 1점홈런으로 시즌 9호를 기록, 한화 장종훈을 제치고 시즌 처음으로 단독선두에 올랐다.

잠실에서는 한화가 1회초 김종석의 1점짜리 오른쪽홈런을 신호탄으로 산뜻하게 출발한 뒤 1―0으로 앞선 3회 초 대량 득점에 힘입어 선두 두산을 10―7로 눌렀다. 무려 13명의 타자가 나서 안타 8개와 볼넷 1개를 앞세워 9득점한 것. 한화 선발 이상목은 6이닝 동안 2실점으로 마운드를 지키며 4연승을 질주, 시즌 5승(1패)으로 구자운(두산)과 다승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수원에서는 2연패에 빠져 있던 LG가 상위 도약을 꿈꾸던 현대를 3연패에 몰아넣으며 6―3으로 이겼다. LG 투수 신윤호는 프로 입단 8년 만에 처음으로 선발승을 따내는 기쁨을 맛봤다. 충암고를 고교 정상으로 이끌며 고졸 최초로 억대 계약금을 받고 1994년 프로에 뛰어든 신윤호는 잦은 팀 이탈과 부상, 슬럼프가 겹치며 불운의 세월을 보냈다.

롯데와 SK의 마산 경기는 비로 취소돼 9일 연속경기로 열린다.

<장환수·김종석기자·광주〓김상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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