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건강]베개높이 6~8cm가 적당

  • 입력 2001년 5월 1일 18시 34분


‘베개를 잘 베고 자면 온몸이 편안하다.’

지난해 북한의 김정일국방위원장이 ‘신선베개’란 독특한 베개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때 베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 베개는 32가지의 한약재를 넣어 두통 불면증 고혈압 중풍 등에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굳이 이렇게 거창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몸에 맞는 베개를 베고 자는 것만으로도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베개를 제대로 베야하는 이유〓높은 베개가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고침단명’(高枕短命)은 의학적으로도 일리가 있다.

연세대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문재호교수는 “우리나라 베개는 전반적으로 높은 편인데 의학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높이는 6∼8㎝ 정도”라고 말했다. 이 높이일 때 목 부위가 가장 자연스러운 자세를 취할수 있다.

높은 베개를 베면 목 부위가 앞으로 구부정하게 되고 기도 부위가 좁아져 코골이 호흡곤란이 생긴다. 또한 목 부위 근육이 굳어져 긴장 상태를 유지하게 돼 푹 자기 힘들게 된다.

목이 긴장하면 혈액 순환도 좋지 못해 푹 잔 것 같은데도 피곤하기는 마찬가지. 심한 경우 목디스크 목관절염을 초래하기도 하고 자세 변형의 원인이 된다.

▽잠잘 때의 올바른 자세〓목만 받치는 ‘목베개’를 이용하고 곧게 누워서 잔다. 무릎은 약간 구부리는 것이 좋다. 뒤통수에 베개를 베면 목 척추 부위가 구부정하게 되므로 목덜미에 베개를 고정한다.

목베개가 없으면 수건을 적당한 높이로 말아서 목의 맨 아랫부분에 대고 되도록 어깨 쪽으로 당겨서 목의 자연스러운 곡선을 만들어 준다.(그림 참조)

높이는 개인의 팔뚝 굵기이면 무난하다. 이 때 머리 뒷부분은 바닥에 닿게 한다. 턱은 약간 들어서 뒤로 젖혀 주고 목과 어깨의 힘은 뺀다.

반듯이 누워서 자는 것이 척추에 무리를 가장 적게 주지만 부득이하게 옆으로 잘 경우 머리 목 척추가 일직선이 될 수 있도록 베개를 좀 더 높게 조정한다. 잘 때 베개를 두 개 준비해서 옆으로 잘 경우 두 개를 겹쳐서 베도록 한다. 호텔에서 베개를 두 개씩 내놓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엎드려 자는 것은 해롭다. 머리와 목이 젖혀져 목디스크에 걸리기 쉬우며 배가 눌려서 허리에 나쁜 영향을 준다.

또 엄지발가락 끝이 눌려 통증이 생기고 남자의 경우 편안하게 있어야 최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성기가 눌리며 여자는 유방이 가슴을 압박하여 폐가 눌리게 된다.

▽베개는 어떤 것이 좋을까〓좋은 베갯 속은 땀을 잘 흡수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것. 또 소재가 부드러운 것이 좋다.

나무로 만든 딱딱한 베개는 옆으로 누울 때 안면신경이 눌릴 수 있고 혈관도 눌리어 혈액순환을 막는다. 사람은 생리적으로 20∼30분 마다 뒤척이게 되는데 베개가 딱딱하면 뒤척이기 힘들다. 근육 이완도 막기 때문에 좋지 않다.

(도움말〓연세대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문재호교수, 세란병원 오덕순진료부장, 한서대 수안재활복지학과 김창규교수)

<이진한기자·의사>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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