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DVD산책, 요요마가 연주한 '바흐 무반주 첼로곡'

  • 입력 2001년 4월 8일 18시 40분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1960년대 이후 자주 연주되지 못했다. 그러다 1984년 자유롭고 활기찬 미국 스타일의 연주를 들려준 요요 마가 전곡 음반을 내면서 비로소 음악계에서 이 곡의 연주가 활기를 띠게 된다. 그 뒤 14년 만에 재녹음한 98년의 두 번째 전곡 음반(사진)은 특이하게도 영상과 함께 제작되었다.

요요 마는 6개의 모음곡 각각이 지닌 이미지를 영상으로 표현하기로 하고 곡들마다 하나씩 주제를 정해 서로 다른 영상감독에게 맡겼다. 그 결과 6편의 단편 영화가 그의 새로운 연주를 사운드 트랙으로 해서 1997년 발표됐다.

DVD에서는 전체 6곡을 각각 2곡씩 나누어 3장의 DVD로 나누어 발매했는데, 각 편에서는 각 악장에 따르는 해설을 먼저 보여준 후 연주가 진행되기 때문에 실제 런닝타임은 연주 시간의 2배에 해당하는 작품 당 60분 전후가 된다.

케빈 맥마흔이 감독한 1번 ‘뮤직 가든’에서는 정원 디자이너가 요요 마의 연주를 들으면서 받은 영감을 토대로 정원을 설계하고, 요요 마가 아름다운 정원 안에서 연주를 한다.

영화감독 프랜치스 지라르가 감독한 2번 ‘Sound of the Carceri’에서는 18세기 이탈리아의 건축가인 죠반니 밥티스타 피라네시가 남긴 ‘Carceri 에칭 스케치’를 3차원 컴퓨터 그래픽 영상으로 재현해 내고, 그 영상 안에 요요 마가 연주하는 영상을 합성해 넣어 초현실주의적인 시각 효과를 보여준다.

바바라 윌리스 스위티가 담당한 3번은 ‘Falling Down Stairs’로 요요 마의 연주에 맞춰 마크 모리스가 구상한 안무에 따라 발레단이 연습과 실제 무대 공연을 하는 광경을 수록했다.

4번인 ‘사라방드’는 영화 감독인 아톰 에고이앙이 맡아 요요 마가 마스터 클래스 수업을 진행하고 연주회에서 연주하는 일련의 장면들의 사이사이에 몇 개의 에피소드들을 삽입하여 연주자와 청중 사이의 유대 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니브 피히만이 감독한 5번인 ‘Struggle for Hope’는 요요 마의 연주에 맞춰 일본 가부키 배우인 타마사부로 반도가 연기를 펼쳐 보이는 내용으로 화면의 구도와 색채, 카메라 워크가 무척 인상적이다.

파트리시아 로제마가 감독한 6번 ‘식스 제스쳐’에서는 연주에 맞춰 피겨 스케이팅 세계 챔피언인 제인 토르빌과 크리스토퍼 딘의 콤비가 은반 위에서 아이스 쇼를 펼쳐 보인다. 김태진 (음반평론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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