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비적정 회계판정 31개사 "회생 가능성 희박"

  • 입력 2001년 4월 2일 18시 34분


2000년말 회계감사때 ‘적정’ 의견을 받지 못한 85개 기업중 35%인 31개 업체는 회계처리 잘못 때문이 아니라 ‘살아남기 힘들다’는 이유로 비(非)적정 판정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은 2일 “회계법인들이 거래소 상장 및 코스닥 등록기업 가운데 31개가 ‘회생가능성이 의심스러워 적정의견을 낼 수 없다’는 감사인 의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작년에는적정의견을 못받은 업체 62개 가운데 9개(14.5%)가 이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회계법인이 회계감사를 마친 뒤 제시하는 의견에는 적정,한정,의견거절,부적정 등 4가지의견이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적정의견을 받지 못하는 사유는 크게 △회계기준을 어겼거나 △사업장 전체를 감사하지 못해 100% 신뢰할 수 없거나 △회사가 1년내로 망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등 세가지다. 지난해 감사에서 비적정 의견을 받은 이유로 회계기준 위반이 25%, 불충분 감사가 40%를 차지했다.금감원 최진영(崔晋榮) 회계제도실장은 “최근 엄정해진 감사분위기를 반영한 결과”라며 “경제악화로 채권회수가 어려워지고, 신규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한계기업이 많이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한편 비적정의견을 받은 31개 기업 가운데 지난해 11·3 기업 퇴출판정 때 ‘회생가능 기업’으로 분류된 기업도 상당수로 알려져 채권은행이 계속 지원할지 여부도 주목된다.우리 지주회사에 편입된 은행의 한 심사역은 “지난해 자금 지원결정을 내렸지만 ‘비적정의견을 내면 기업에는 치명적’이라는 것을 잘 아는 회계법인조차 ‘회생가능성이 의심스럽다’는 의견을 낸 만큼 채권단도 지원여부를 놓고 고민하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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