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잦은 상원산불은 기후 탓"

입력 2001-03-07 18:53수정 2009-09-21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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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에 각각 발생한 동해안 산불은 여의도 면적의 80배에 이르는 238㎢를 휩쓸며 모든 국민을 경악케 했다.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임업연구원은 최근 ‘산불예측 및 생태계 보전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산불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해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토양 생태계 파괴 심각〓임업연구원 임주훈 박사(산림생태학)는 산불이 일어난 지역을 방치했을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관찰했다.

조사지역은 1996년 4월 38㎢의 숲 소실시켰던 고성산불이 일어난 지역 중 1㎢에 이르는 영구보존 조사구역이다.

연구에 따르면 산불로 인한 가장 심각한 피해는 강수에 따른 토사유출로 밝혀졌다.

화재로 뿌리가 타고 낙엽 등 유기물이 없어지면서 비가 오면 표토층이 그대로 휩쓸려 가 잔돌이 드러나고 토양의 수분 함유력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산불로 타버린 그루터기에서 맹아(싹)를 틔우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참나무들조차 해가 지날수록 점차 생장이 더뎌지고 박테리아의 침입에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아지는 소나무 고사율〓우리나라의 대표수종인 소나무의 경우 산불을 무사히 넘긴 것처럼 보였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급격히 죽어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성지역 조사구 소나무의 경우 96년 산불이 난 이듬해에는 18%만이 고사한 것으로 밝혀졌으나 98년에는 63%, 99년에는 95%가 죽은 것으로 판명됐다.

임 박사는 “불이 지나가고 나면 뿌리가 상처를 입기 때문에 처음에는 멀쩡한 것 같아도 결국 서서히 죽어간다”며 “이렇기 때문에 자연상태에서 생태계가 회복되는데는 수십 년에서 수백 년이 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조류가 해양 오염 정화시켜〓나무가 불에 타 없어져도 재와 함께 질소와 인을 함유한 무기영양염류와 중금속은 그 자리에 남아 토양에서 유출된 중금속과 함께 빗물에 휩쓸려 바다로 유입된다.

이 때문에 해양 생태계가 교란되는데 1996년 고성산불의 경우 연안 양식장의 전복 성게의 수확량이 70%나 감소했다.

순천향대 신형웅 교수(해양생태학)는 산불로 인해 해양 생태계로 유입되는 재와 중금속을 구멍갈파래 같은 해조류를 이용해 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산불다발지역은 기후가 달라〓임업연구원 이시영 박사는 ‘산불발생인자의 지역별 유형화’라는 논문에서 지난해 피해가 컷던 강릉, 동해, 속초 등지가 원주 춘천 태백 등 다른 지역보다 불이 번지기 쉬운 기후라는 통계자료를 내놓았다.

이들 지역의 일일 평균 온도는 내륙지방보다 2.6℃ 높았고 상대습도는 오히려 3.4% 낮았다.

또 지표온도도 3.3℃ 높았고 평균풍속은 초당 1.3m가 더 빨랐다.

지난 10년간 강원도에서 발생한 산불은 총 533건으로 이중 원인 미상인 47건을 제외하면 모두 사람들의 실화가 원인이었다.

이 박사는 “원인 미상인 경우도 마른번개 등으로 인한 자연발화일 확률은 희박하다”며 “전체 산불의 65%가 건조하고 바람이 많은 봄철에 일어나므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석기 동아사이언스기자>

alchimiste@donga.com

<강석기기자>alchimist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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