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이슨’ 최경주 7언더 괴력

  • 입력 2001년 3월 2일 18시 44분


대회 때마다 악명을 떨친 코스로 유명했으나 ‘필드의 타이슨’ 최경주(31·슈페리어·사진)는 ‘괴물을 순한 양 다루듯’ 했다.

2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도럴리조트 블루몬스터 코스(파72·7015야드)에서 열린 미국PGA투어 제뉴이티 챔피언십(총상금 450만달러) 1라운드.

최경주는 버디를 8개나 잡고 보기는 단 1개에 그쳐 7언더파 65타로 데이비스 러브3세(미국) 등 3명과 동타를 이루며 공동 4위에 올랐다. 이날 올린 65타는 지난해 미국 진출 후 자신의 최저타 타이. 최경주는 지난달 뷰익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똑같은 스코어를 그렸다.

“인연이 많은 코스여서 마음이 편했어요.” 최경주에게 대회장소인 도럴리조트는 각별한 추억이 서려있는 코스. 지난해 시즌 초반 3연속 컷오프에 걸리며 상심에 빠졌으나 같은 곳에서 벌어진 이 대회에서 공동 21위를 차지하며 자신감을 되찾은 것.

당시 블루몬스터 코스에서 2차례나 66타를 친 최경주는 이날 옛 기억을 더듬으며 절정의 아이언샷과 퍼팅 감각을 떨쳤다. 8개홀을 1퍼팅으로 홀아웃했으며 7개의 버디 퍼팅이 모두 1m이내의 거리였을 정도로 공을 홀컵에 바짝 붙였다. 최경주의 1라운드 퍼팅수는 23개에 불과해 홀당 평균 퍼팅수는 1.278개였다. 또 전속 캐디 오티스 벅 무어와 다시 호흡을 맞추면서 심리적 안정과 함께 편안하게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게 최경주의 얘기.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283.5야드를 기록한 최경주는 “티샷할 때 약간 열려있던 드라이버 헤드를 다시 똑바로 고쳤는데 아직 어색한 탓인지 몇 차례 미스샷이 났다”고 말했다.

순위선수스코어
1마이크 위어-1062(29-33)
2클렌 데이-864(31-33)
스튜어트 싱크64(33-31)
4최경주-765(33-32)
데이비스 러브3세65(34-31)
8어니 엘스-666(34-32)
25조 듀란트-468(35-33)
40데이비드 듀발-369(33-36)
60잭 니클로스-270(33-37)

왼손잡이 마이크 위어(캐나다)는 최경주보다 3타 적은 보기 없이 10언더파 62타를 몰아쳐 자신의 생애 최저타이자 코스레코드 타이기록을 세우며 단독선두에 나섰다. 이글을 2개나 잡은 위어의 스코어는 PGA투어 사상 왼손잡이 골퍼로는 최소타 기록.

한편 이 대회에서 3차례 우승한 그레그 노먼(호주)은 대회 직전 40도를 오르내리는 고열로 출전을 포기했다. 시즌 초반 부진을 보이고 있는 데이비드 듀발(미국)은 3언더파 69타로 공동 40위에 머물렀다. 올해 61세인 잭 니클로스(미국)는 시즌 처음으로 출전한 PGA투어에서 2언더파 70타를 치는 노익장을 과시하며 아들 개리 니클로스(1언더파 71타)를 1타 앞질렀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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