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붕괴위험 아파트 구청이 사들인다

  • 입력 2001년 2월 28일 22시 49분


울산 북구청(구청장 조승수·趙承洙)이 붕괴 위험이 있는 아파트를 예산을 들여 매입키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북구청은 28일 “입주자 보호를 위해 교부금 3억원과 구비 2억원 등 5억원을 들여 북구 염포동 143 미도아파트 C동 4층 건물(13평형 16가구)을 매입하기 위한 감정평가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자치단체가 예산을 투입해 붕괴 위험이 있는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것이다.

79년 건립된 미도아파트 4개 동 중 가장 낡은 C동의 경우 기초공사 부실에 따른 침하로 완공된지 5년여부터 건물 전체가 앞으로 기울기 시작해 98년 6월 건축물 안전진단에서 재난위험 시설물 최하위 등급인 E등급으로 지정됐다.

북구청은 그동안 주민들에게 퇴거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재건축 계획도 사업성이 없어 무산됐다.

현재 이 아파트는 수직에서 앞쪽으로 62㎝(3.8도)나 기울어져 있으며 침하 현상은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구의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일부 의원은 “예산을 들여 특정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은 특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북구청은 상반기 중 아파트 매입 문제를 매듭지을 계획이다.인데 아파트 건물 철거 뒤에는 인근 아파트의 일조권 등을 고려해 재건축을 하지 않고 빈터로 남겨둘 예정이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해빙기나 장마철 등이면 항상 불안한 마음을 갖고 살아왔는데 구청에서 일괄적으로 매입한다니 다행”이라며 “매입가격을 얼마로 해주느냐가 남은 과제”라고 밝혔다.

<울산〓정재락기자>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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