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박석신씨의 눈물의 '부부전시회'

  • 입력 2001년 2월 23일 00시 32분


“아내가 기적같이 회생하기를 기원하며 5년 후에 열기로 한 ‘부부전시회’를 앞당겨 열게 됐습니다.”

대전에서 활동 중인 한국화가 박석신(朴錫信·34)씨는 22일 오후 충남대병원 1층 로비에서 ‘미리보는 전람회’를 열었다. 25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회에는 박씨의 작품 20점과 암으로 투병 중인 아내 박정현(朴貞炫·32·서양화가)씨의 작품 10점이 출품됐다. 이들 작품은 모두 가족과 이웃의 사랑을 그린 것이다.

박씨는 목원대 미대 후배인 아내와 5년 전 결혼하면서 결혼 10주년을 맞아 부부전시회를 갖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99년 12월 위암선고를 받은 아내가 최근 병세가 악화돼 충남병원에 입원한 뒤 병원측으로부터 “할 일을 다했다”는 말을 듣자 아내에게 부부전시회를 선물하기로 했다.

박씨는 “아내에게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말하니 간신히 의식을 차린 뒤 무척 기뻐하더군요”라며 눈물을 흘렸다.

박씨는 그동안 아내를 살려야 한다는 마음으로 계룡산 자락을 누비며 몸에 좋다는 온갖 약초를 캐서 먹이기도 했다.

<대전〓이기진기자>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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