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총시즌 돌입…유동부채 많으면 “일단 조심”

  • 입력 2001년 2월 19일 18시 48분


본격적인 주총시즌이 다가왔다.

투자자들로서는 투자 대상기업의 ‘건강상태’를 따져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지난 1년간 영업실적과 재무상태 등을 담은 재무제표가 공개되기 때문. 재무제표 가운데 흔히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등을 주요 재무제표로 꼽는다.

재무제표는 증권사나 금융감독원, 증권거래소 등에서 구해볼 수 있으며 인터넷상에서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실(dart.fss.or.kr)에서 열람할 수 있다. 각 재무제표를 간단하게 검토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대차대조표〓자산과 부채의 구조는 어떤지, 자본금과 잉여금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알 수 있다. 우선 눈여겨봐야 할 항목은 부채. 특히 단기성인 유동부채가 많으면 기업의 자금사정에 빨간 불이 켜진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1년 내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이 유동부채보다 많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일반적으로 유동자산이 유동부채보다 2배 이상 많으면 자금사정이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한다.

떼일 가능성이 높은 채권을 추정해 쌓아놓는 돈인 대손충당금이 많으면 그만큼 부실채권을 많이 안고있다는 뜻이다. 투자자산 항목에서는 부실한 계열사에 빌려준 장기대여금이 있는지 여부를 따지는 게 중요하다.

▽손익계산서〓대차대조표가 기업의 ‘영양상태’나 ‘체격’을 알려준다면 손익계산서는 ‘발육상태’나 ‘성장 정도’를 보여준다. 매출액 영업이익 경상이익 순이익 등이 여기에 기록된다.

매출액은 꾸준한 증가세가 좋은 모습. 매출액이 늘었다 줄었다하는 회사는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는 회사로 안정적이지 못하다. 수익성을 따질 때는 순이익보다 경상이익을 눈여겨봐야 한다. 순이익에는 일상적인 영업이나 자금운용으로 인한 수익뿐만 아니라 부동산 매각을 통한 이익 등 영업을 잘해서 얻는 것과는 무관한 특별이익이 포함되기 때문.

물건을 한개 팔 때마다 얼마씩의 이익을 올렸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매출액 경상이익률도 손익계산서상에서 쉽게 계산해 볼 수 있다.

▽현금흐름표,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현금흐름표에선 보유 현금과 3개월 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요구불예금 어음 등의 유출입 규모를 알 수 있다. 돈이 잘 도는지 안 도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재무상태의 건전성 여부를 떠나 부도 위험을 안고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는 해당 기업의 배당 성향을 알려주는 지표. 한해 동안의 이익 가운데 법정적립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에서 얼마나 배당을 하는지 따져보면 주주에 대한 배려 정도를 알 수 있다.

▽기타〓전문가들은 “상세한 내용까지는 재무제표만으로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석사항’을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주석사항의 주요 기재 내용은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지급보증 내용 △진행중인 소송 △투자 유가증권 등이다. 특수관계자와의 거래가 많으면 그만큼 매출액 등 실적이 과대평가됐다고 보면 된다. 또 부채가 적더라도 보증채무가 많으면 조심할 필요가 있다.

한편 코스닥 등록기업들의 경우 초기 단계 기업이 많아 매출액과 이익 등의 절대 수치는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중요한 것은 증가율. 즉 연간 매출액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면 그만큼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업체라는 뜻이다.

또한 지난해 증시 폭락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웠기 때문에 현금을 얼마나 확보해 두었는지도 향후 생존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 현금 보유는 대차대조표 내 당좌자산 항목을 보면 된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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