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지수 600 안착은 시간문제…전제조건은?"

  • 입력 2001년 2월 19일 16시 19분


종합주가지수가 다시 600선 밑으로 내려갔다.

개인 투자자들의 왕성한 시장 참여에 힘입어 코스닥지수가 완만한 오름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14일 600선을 탈환한 지 4일(거래일 기준)만에 600선이 다시 붕괴됐다.

전주말 미국증시의 급락의 영향으로 외국인들이 매수를 관망한 채 매도세를 보임에 따라 장중 단한차례의 지수 탈환없이 맥없이 주저앉고 말았다.

개인투자가들이 강력한 매수세력으로 나서면서 지수의 추가하락을 억제한 모습이었으나 외국인들의 매도물량이 꾸준히 나오면서 장중내내 불안한 모습이었다.

지수의 600선 안착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도 지수의 변동성 만큼이나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금리의 급격한 하락에 따른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있어 지수가 600선 아래로 내려가도 금새 600선을 회복하리라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고객예탁금 증가나 투신사 주식형상품으로의 자금 유입이 현실화되지 않고 있어 지수 600을 탈환하더라도 '안착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600선 안착, 시간이 문제일 뿐이다

주가지수가 600선에 올라섰더라도 잦은 조정으로 570선에서 꾸준하게 바닥을 다졌기 때문에 600선이 붕괴되더라도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논거에 배경을 두고 있다.

국내 금리의 하락과 증시자금의 유입 기대감, 정부의 증시안정에 대한 의지, 금융 및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등으로 주가 상승 모멘텀이 강해지고 있다는 게 이같은 주장의 배경이 되고 있다.

이와관련, 외국계 SG증권은 12개월 주가지수 목표 범위를 690~800포인트로 제시하는 한편 단기적으로는 560~620포인트 사이에서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종증권은 이보다 더 적극적이다. 아직 유동성 장세는 시작되지도 않았으며, 금리의 지나친 하락이 멈춰야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가 가능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세종증권의 윤재현 애널리스트는 "지난 1월의 주가급등을 유동성장세의 시작으로 해석하는 견해가 많지만 실제로는 유동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이었다"면서 "예금·채권시장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유동성 장세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최근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5%내외에서 하락을 멈췄고 세금을 감안한 실질금리는 0∼1%수준으로 낮아졌다"면서 "본격 유동성장세가 시장을 지배할 날이 멀지 않다"고 피력했다.

대신증권의 나민호 투자정보 팀장도 "이달들어 횡보장세가 계속되고 있으나 금리하락에 따른 유동성 장세 기대감이 워낙 강해 당분간은 600선 위에서 주가가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600선 안착의 전제조건은=증시 전문가들은 주가지수 600선에 안착할 수 있는 전제조건으로 2가지를 들고 있다.

하나는 미국 나스닥시장의 안정이고, 다른 하나는 증시로의 자금유입이 가시화되는 것이다.

LG투자증권의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오늘의 주가하락은 예상된 것이나 예상보다는 선전했다"고 평가하며 "지수 600선은 20일 이동선이 걸쳐있는 심리적인 효과가 있고 주요 매물대가 걸쳐있는 590-610에서 움직인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증시로의 자금유입이 생각보다 안되고 채권쪽으로만 가고있어 시장 체력이 약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있지만 현재로는 자금이 갈 곳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주장의 배경으로 개인 돈이 코스닥시장으로 가고 있고, 부동자금이나 다름없는 MMF(머니마켓펀드)상품에 자금이 집중되는 현상을 들었다.

증시가 모티브를 찾지 못해서 그렇지 모티브만 주어지면 리스크 부담을 지고 증시로 몰려올 자금이 많다는 것이다.

황 팀장은 미국 나스닥시장의 안정이나 증시로의 자금유입 가시화, 둘 중 하나만 구체화되도 증시는 다시 강력한 유동성 장세를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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