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수신금리 인하로 MMF 한달새 6조 증가

  • 입력 2001년 2월 5일 13시 38분


은행수신금리 인하 여파로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투신권의 MMF의 수탁고가 급증하고 있다. 30조 8799억원(1월 4일)이던 수탁고가 불과 한달새 37조 1280억원(2월2일)으로 무려 6조 2482억원이 증가했다. 20.28%로 투신권 상품중에서 최고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은행수신금리와 국고채수익률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금융기관과 일반법인 그리고 개인투자자들이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역마진에 시달리는 보험사 등 금융기관이 단기운용대상으로 선호하는 걸로 나타났다. 한달만기 MMF는 현재 6%대 초반(연수익률 기준)의 수익률을 제공하고 있다.

임정근 동원BNP투신운용 채권펀드매니저는 "은행권의 금리인하에다 장부가 평가방식으로 투신권이 제시한 목표수익률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MMF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현재같은 금리인하 추세가 지속될 경우 MMF로 자금유입은 계속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MMF 수탁고의 급증이 곧바로 회사채 매수기반의 확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증시전문가들은 지적한다. MMF의 증가로 회사채 시장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성급하게 해석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MMF에 들어온 자금으로 만기가 90일을 넘는 회사채를 사들일 수 없어 실질적인 회사채 매수기반의 확대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최교전 미래에셋투신운용 채권운용팀장의 설명이다.

현재 MMF는 약관상 국고채와 통화안정증권은 잔존만기 2년물까지 편입할 수 있으나 나머지 운용자산은 90일을 넘길 수 없다. 결국 한달새 6조원 넘게 증가했지만 회사채 매수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오히려 MMF 수탁고 증가는 투신권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투신사들은 8%대에 매수한 국고채 등에다 콜이나 5%대의 국고채를 '물타기'해서 6%대의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다. 즉 금리인하에 따른 평가이익을 신규투자자들에게 배분하는 셈이다. 기존에 매수한 국고채 등이 바닥날 경우 MMF수익률 인하는 불가피하다. 여기다 일부 회사채의 경우 MMF와 만기불일치 위험도 제기된다.

최 팀장은 "MMF 수탁고 증가는 은행수신금리 인하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다"며 "금리하락세가 멈출 경우 자금유입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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