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세계적 투자자문가 마크 파버 "美금리인하 증시 도움 안될

  • 입력 2001년 1월 31일 18시 51분


“미국의 금리인하가 미국이나 세계 증시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3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포트폴리오 코리아 2001 콘퍼런스’에 연사로 초청받아 방한한 세계적 투자자문가 마크 파버박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금리인하는 단기적인 처방은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시장의 질을 저하시키게 된다”고 지적했다.

홍콩을 근거로 펀드매니저로서도 활동하고 있는 파버박사는 “정부가 통화정책이나 금리정책으로 시장을 인위적으로 움직이려는 것은 매우 나쁜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금리를 낮추면 현재 부실한 기업들이 좀더 연명할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처방이 아니므로 우량해질 수는 없다는 게 이같은 비판의 한가지 이유. 부실기업을 억지로 떠 안고 가다보면 실적이 좋은 우량기업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되며 결과적으로 시장의 전반적인 질이 나빠진다는 것.

또한 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달러가 약세로 전환되므로 투자자들이 장기 채권에 대한 투자를 꺼리게 되고 이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또 다시 금리 인상을 초래하게될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파버박사는 또 “지금 미국 경제는 소비가 정체돼있는데 투자만 늘어나는 형국”이라면서 “금리를 인하하면 과잉 투자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인하가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그는 “일부 종목은 주가가 상승할지 몰라도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지난해 한국 증시가 크게 하락했다는 점에서 볼 때는 투자 매력이 남아있어 앞으로 2∼3개월 가량은 외국투자자들이 한국증시에 지속적인 투자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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