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7개업종 구조조정 자율 추진" 산자부-업계대표 원칙합의

  • 입력 2001년 1월 31일 18시 43분


기업측이 ‘2차 빅딜’이라며 강한 거부감을 보였던 7개 업종에 대한 정부주도의 구조조정이 민간업계의 자율적인 구조조정으로 방향을 잡았다.

산업자원부는 지난달 초 “공급과잉 현상을 보이고 있는 7개 업종에 대한 자율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며 정부주도의 구조조정 의지를 강력하게 밝혔다. 그러나 업계측이 “1차 빅딜 때처럼 정부가 주도하는 반강제형식의 구조조정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해 구조조정작업이 한달간 표류해 왔다.

▽채찍보다는 당근〓신국환(辛國煥) 산자부 장관은 31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석유화학, 화섬, 면방, 시멘트, 농기계, 전기로, 제지 등 7개 업종단체 대표와 전경련이 참석한 가운데‘전통산업경쟁력 강화 간담회’를 갖고 자율적인 구조조정 원칙에 합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신 장관과 업종대표들은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생산, 판매, 원료조달, 기술개발에서 협조가 필요하고 생산량 감축과 시설조정 등을 통한 자율적 구조조정을 추진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정부는 이날 업계대표들의 의견을 수용해 업종별 자율구조조정 협의회가 만들어지면 업계의 요구와 건의사항을 수용하고 사업교환이나 설비감축에 필요한 세제감면, 해외 공동마케팅구축, 공동물류기반 구축 등을 지원키로 했다.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제재를 하기보다 구조조정을 하는 업체에 세제혜택 등의 인센티브를 주는 등 ‘채찍’보다는 ‘당근’을 사용하는 자율적 구조조정 정책을 펴겠다는 뜻.

▽업계의 목소리〓화섬협회 이만용 회장대행은 “워크아웃 중인 일부 업체가 저가공세를 펼쳐 기업들의 채산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화섬업체간 인수합병이 쉽도록 공정거래위원회의 통합법인에 대한 심사를 완화해 달라”고 요구했다. 철강협회 박건치 상근부회장은 “한보철강의 조속한 매각 등 부실기업의 조기 정상화가 전기로 업종의 경쟁력 강화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석유화학공업협회 성재갑 회장(LG화학 부회장)은 “생산능력의 공동감축과 문제가 되는 품목에 대해 공동판매회사를 설립, 운영할 계획”이라며 “구조조정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금융기관의 선 부채탕감과 출자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밖에 방직협회 김영호 회장(일신방직 사장), 양회공업협회 명호근 회장(쌍용양회 사장), 농기계공업협동조합 윤여두 이사장(중앙공업 사장), 제지공업연합회 차동천 부회장(한솔제지 사장) 등이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이병기기자>ey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