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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월 16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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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견문 요지
경제 위기 극복에 온 힘을 쏟아야 할 지금, 이 정권의 공작정치 때문에 경제와 민생이 방치되고 있다. 특히 경제는 어려운데 대통령의 현실인식은 안이하기 짝이 없다. 우리 국민이 얼마나 더 고통을 받을지 끝이 없다. 신한국당의 15대 총선 자금이 과연 대통령의 말대로 공산당을 잡는 안기부 예산인지 아닌지는 아직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다.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공정한 수사라면 기꺼이 응할 것이다. 국민이 검찰을 불신하는 상황에서 진실을 밝히는 것은 특검제 뿐이다. 김대통령은 국민 탓, 언론 탓, 야당 탓에 국정위기가 왔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우리는 정부의 올바른 정책에는 협력을 아끼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법과 원칙이라는 포장 아래 불공정한 공권력의 횡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문답 요지
▼안기부 돈 선거자금 유입 사건▼
-강삼재(姜三載)의원 등 사건 관련자들을 검찰에 출두시킬 용의가 없나.
"검찰의 중립성을 믿을 수 없다. 당직자들과 그 가족까지 계좌를 마구 추적하고 있고, 리스트를 흘린 뒤 출처도 밝히지 않고 있지 않는가. 우리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수사를 원하지 않는다."
-한나라당이 먼저 총선자금을 밝힐 생각은 없나.
"15대 총선자금에 안기부자금이 혼입돼 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안기부 돈이 섞인 게 사실인지를 안다면 우리는 당당히 밝힐 것이다."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과의 관계는….
"어떤 의견 차이나 갈등도 없다. 총선자금으로 들어왔다는 돈이 안기부 예산이라고 볼 확증이 없다. 우리는 예산이 혼입된 것을 알면서 자금을 쓴 적이 없다. 지금 (김 전대통령을) 만나면 안기부자금과 관련해 공동전선을 편다는 등 억측이 돌 것이다. 여러 경로로 (김 전대통령으로부터) 당을 이끄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
▼정국 해법▼
-2개월마다 여야영수회담을 하기로 합의했는데….
"대선 끝나고 '총풍(銃風)' '세풍(稅風)'으로 하루에 3, 4명씩 우리 당 의원들을 빼내가기도 했다. 심지어 내 아우까지 체포해 구속했다. 우리 당을 벼랑으로 몰면서 국민이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을 내놓고 협력하라고 하는데 이에 굴종해야 하나. 대치정국은 나도 정말 싫다. 그러나 대통령이 멋대로 하는 상황에서 이를 바로잡지 않으면 나라가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청와대 회담 정례화로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매우 의심스럽다."
-자민련이 교섭단체를 구성했는데 언제까지 이를 인정하지 않을 것인가.
"국회의원을 장기판의 졸처럼 꿔줘 자민련이 교섭단체가 되긴 했지만, 이는 형식적 합법주의다. 이런 식으로 가면 진정한 의회주의는 결코 될 수 없다."
▼기타▼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서울 방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아주 썩 바람직한 형태는 아니었지만 작년에 정상회담을 했고, 이런 틀 위에서 남북대화가 진행된다면 김위원장이 서울에 오는 게 순서라고 생각한다. 김위원장의 답방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반도 적화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어떤 목적을 갖고 오는 것이라면 안된다. 그리고 6·25와 아웅산 테러 등에 대해서는 사과 등 진정한 의사표시가 있어야 한다."
-국가보안법 개정 문제에 대해….
"국보법이 만고불변의 법이라고는 보지 않으나 지금 개정하면 격렬한 국론 분열이 일어날 수 있어 이 시점에선 바람직하지 않다."
-개헌론에 대해….
"지금 시점은 개헌을 논할 시점이 아니다. 여권이 흘리는 개헌론은 정계개편을 이루기 위한 방편으로 야당의 갈등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다."
<송인수·선대인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