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에는]유창모/과학한국의 꿈 포항서 여문다

  • 입력 2001년 1월 11일 18시 25분


전 세계는 과학기술혁명의 성과와 급속한 정보화에 힘입어 물적 재화의 생산에 주력하던 산업사회에서 정보와 지식의 생산 유통 분배가 중시되고 지식과 기술이 새로운 가치 창출의 원천이 되는 지식사회로 변모하고 있다. 정보사회, 지식국가시대에 새로운 도시의 발전양식으로서 기대되는 것이 미래학자들이 예견하는 과학도시 테크노폴리스다. 포항은 지식기반 경쟁 및 기술민족주의라는 새 패러다임에 대처하기 위해 21세기 과학기술 도시로의 도약을 위해 진력하고 있다.

포항공대를 비롯한 포항지역의 대학과 연구소의 우수한 기술 전문인력들과 연구 인프라는 정부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지역특화정책과 과학기술 육성정책에 맞춰 철강 위주의 산업구조에서 미래지향적 지식산업기반의 구축을 가능케 하고 있다. 특히 과학과 기술을 연구하고 우수한 고급인재를 양성하며 산학연(産學硏) 협동을 통해 연구결과를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국가와 인류에 봉사하겠다는 이념을 추구하는 포항공대는 포항이 과학도시로 발전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포항은 대구 경북의 유일한 항구도시이며 환동해 경제권을 주도하는 중추도시로서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갖고 있다. 16세기 조선 명종 때의 남사고와 일제 강점기의 육당 최남선은 한반도를 백두산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으로 묘사하고 백두산은 호랑이 코, 호미곶(虎尾串)은 호랑이 꼬리에 해당한다고 했다. 동물학자들은 호랑이가 돌진할 때 몸의 균형과 스피드를 꼬리로 조절하고 꼬리를 움직여 무리를 지휘한다고 한다. 이것은 꼬리에 호랑이의 기운이 가장 많이 모인다는 말일 것이다. 이를 보면 포항이 제철산업을 통해 70년대에 조국 근대화에 크게 기여한 것은 우연이 아닌 듯 싶다.

21세기가 열리면서 포항이 과학도시로 발전할 것이란 꿈은 멀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새로운 도약을 위한 포항의 잠재력은 충분하다. 이제 이 꿈을 이루게 하는 것은 포항의 뜻 있는 사람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정신, 그리고 포항 주민의 애향심과 자부심이라고 생각한다. 새천년 한반도의 첨단 과학기술의 기운은 포항에서부터 뻗어나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유창모(포항공대 교수·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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