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 가는길]프랑스, 월드컵캠프 日에 설치

  • 입력 2000년 12월 24일 18시 24분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프랑스가 2002년 월드컵축구 훈련캠프를 일본 가고시마현 후쿠오카나 이부스키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일본 언론이 24일 일제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는 일본 월드컵조직위원회가 훈련 캠프로 공식 선정한 후쿠오카 스포츠레크리에이션센터 인근의 호텔을 이미 예약, 2002년 5월21일부터 25일까지 머물기로 했다.

지난대회 우승팀으로 자동 출전권을 따낸 프랑스는 개막전을 포함한 조별 예선을 한국에서 치르기로 확정돼 있는데도 훈련캠프를 일본에 설치해 한국을 당황케 하고 있다.

한국 조직위원회는 지난해 이미 전국 개최도시 33개 공식 연습경기장을 선정했고 앞으로 개보수 작업을 거쳐 본선 참가 예상 각국 축구협회에 목록을 배부하는 한편 물가가 싼 한국이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점을 집중 홍보할 계획이었다. 숙식은 한국에서 하고 비행기로 두시간 거리인 일본에서 경기를 하도록 하면 경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프랑스의 이번 캠프 선정으로 한국은 계획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앞으로 유럽 축구 선진국들이 오히려 기반 시설이 훌륭한 일본을 거점으로 한국을 오가는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이처럼 캠프 유치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은 프랑스월드컵이 끝난 직후부터 각 지방자치 단체가 치밀한 사전 준비에 들어가 지난해 공인캠프지 선정때 무려 83개 자치단체가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인 한편 본선 진출 유망국을 대상으로 뜨거운 구애 작전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한국으로서는 최악의 경우 경기만 치르고 부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캠프는 모두 일본에 넘겨주는 사태까지 우려하게 됐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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