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리포트]나스닥 살린 인텔

  • 입력 2000년 12월 12일 18시 42분


뉴욕 증시가 이제는 완연하게 바닥권을 탈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멀게만 느껴졌던 나스닥지수의 3000선 돌파도 가능해졌고 전통주들도 기술주만큼은 아니지만 반등을 이어가고 있다. 그 원인은 물론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증시침체를 빚은 실적악화 문제는 주로 기술주들에 집중되어 있었다.

미국내 PC판매 1, 2위를 다투는 컴퓨터 업체들의 실적 악화 소식에 이어 금주 초에는 서버 공급 업체인 선 마이크로 시스템즈사가 실적 악화를 발표하자 완성품 컴퓨터 업체인 델 컴퓨터와 게이트웨이사도 폭락을 기록했다.

이들의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소식은 컴퓨터 부품 업체는 물론 소프트웨어 업체들에게 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시장을 살려낸 주인공은 금리 인하가 아니라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인 인텔사였다.

인텔사는 사실상 지난 9월 이후 기술주들의 폭락을 주도한 장본인이다. 그 당시 실적악화를 발표한 인텔사는 무려 20% 넘게 급락을 기록하며 전체 기술주들의 하락을 이끌었던 경험이 있다. 기술주를 대표하는 상징성도 무시못하지만 인텔이 생산하는 마이크로 프로세서(펜티엄 칩)의 판매 부진은 곧 PC의 판매 부진을 말하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컸던 것이다.

그런 인텔사가 지난 주말 또 다시 실적 악화를 발표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우려와는 달리 이번엔 정반대의 반응이 나타났다.

인텔사의 주가가 오히려 상승세를 유지한 것이다. 지난 9월 이후 50%이상 폭락을 기록한 인텔사의 경우 실적 악화는 이미 반영된 재료라는 판단이 주가 상승을 촉발한 것이다.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반등을 보인 인텔사에서 희망을 발견한 투자자들은 과감하게 기술주들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나스닥시장은 3천선을 회복했다.

아직도 실적 악화를 발표하는 기업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들고 있다.

금리 인하가 예상되고, 실적 악화는 상당부분 반영된 주가인만큼 바닥을 탈출해 연말 활황장을 연출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myj@sams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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