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영호남 중학생 "정치인이 지역감정 조장"

  • 입력 2000년 12월 9일 01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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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남지역 중고생 10명 가운데 4명은 양 지역 불신의 정도가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그 이유는 정치인들의 지역감정 조장 발언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광양시 광양제철중은 지난 9월15일부터 10일간 대구지역 4개 중고교, 광주지역 2개 중고교, 광양지역 2개 중고교 학생 총 11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영호남 상호 불신의 정도를 묻는 질문에 33.5%가 ‘약간 심각하다’고 응답했다고 8일 밝혔다.

또 8.9%는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다. 지역별로 보면 ‘불신이 심하다’는 응답이 광주 47.4%, 대구 42.5%, 광양 40.7%로 광주지역 학생의 불신 정도가 다소 높은 것으로 풀이됐다.

지역감정 촉발요인으로는 43.4%가 ‘정치인들의 지역감정 조장 발언’을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 ‘근거없는 편견’(21.2%), ‘신문과 방송 보도’(17.6%), ‘개인적 경험’(12.4%), ‘부모로부터 영향’(3.9%), ‘학교교육의 영향’(1.6%) 등이었다.

또 영호남 학생 40.5%가 대선과 총선때 지역감정을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61.2%는 올 4월 16대 총선에서 지역감정이 투표로 표현돼 지역별로 특정 정당의 ‘싹슬이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동서화합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으로 ‘잘못된 선입관을 버려야 한다’(43.5%), ‘정치인들의 반성’(27%), ‘지역간 인적교류 활성화’(11.4%), ‘국토의 균형 발전’(10.7%), ‘정부의 고른 인재 등용’(7.6%) 등을 들었다.

여론조사를 분석한 광양제철중 안종진(安鍾珍)교사는 “정치인들의 잘못된 행태가 학생들의 지역감정을 심화시키는 촉매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동서화합을 위해서는정치인들의 노력과 함께 양 지역의 역사 문화를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과 상호교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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