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필 잭슨 감독

  • 입력 2000년 12월 2일 17시 34분


NBA최고의 명장으로 통하는 필 잭슨 감독(55).

시카고 불스를 6번 챔피언에 올린 잭슨 감독은 부임 첫 해 LA 레이커스 또다시 챔프에 올려놓으며 다시한번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의 코칭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많다.팀이 위기에 빠졌을때 잭슨은 작전타임을 부르는 대신 벤치에 앉아 있는 일이 훨씬 더 많다.

그 유명한 '트라이앵글 오펜스'도 그의 창작품이 아니다.

'트라이앵글 오펜스'의 창시자는 시카고시절부터 함께한 텍스 윈터(75) 코치이다.

그래서 그를 비판하는 시람들은 "단지 우수한 선수를 잘 만났기 때문" 이라고 폄하한다.

정말 그것 뿐일까?

2일(한국시간) 이번 정규시즌 최고의 '빅카드' 로 꼽힌 LA 레이커스와 샌안토니오 스퍼스전'

잭슨은 20점 앞선 채 돌입한 3쿼터 초반부터 샌안토니오의 추격을 허용했다. 잭슨은 늘 그랬듯이 벤치에 앉아 경기를 관람 할 뿐 타임아웃을 요청하지 않았다.

조금씩 점수차는 좁혀졌고 샌안토니오 숀 앨리엇에게 레이업 슛을 허용한 3쿼터 종료 3분51초전 점수는 68:64, 불과 4점차로 좁혀졌다. 그제서야 잭슨은 마지못한 듯 선수들을 벤치로 불러모았다.

또 74:73으로 역전을 허용한 3쿼터 종료 3분6초전에도 작전타임을 부른쪽은 오히려 샌안토니오 그렉 포포비치 감독 이었다.

하지만 경기는 레이커스가 109:100으로 승리했다.

아픈곳을 콕콕 집어주는 벤치의 모습은 없었지만 선수들은 어떻게 해야 이기는지 알고 있었고 그렇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것이 바로 잭슨 감독의 농구 스타일이다.

잭슨 감독은 위기가 닥쳤을때 벤치에서 상황마다 작전을 지시하기 보다 선수들 스스로가 그 위기에서 벗어나는 능력을 키우도록 한다.

그렇게 단련된 선수들은 잭슨에게 7번의 챔피언반지를 선사했다.

또 잭슨감독은 '농구는 5명이서 하는 것이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신념의 소유자다.동료를 위한 플레이가 최우선이라는 것.

잭슨 감독은 90년 시카고 불스 감독으로 부임해 가장 먼저 마이클 조던의 '원맨쇼'를 줄였다. 조던도 잭슨 감독의 의도에 부응,팀플레이에 치중하며 비로서 챔피언팀의 일원이 되었다.

챔피언반지를 끼고 나서야 조던은 가장 다이나믹한 '쇼타임'을 연출하는 선수에서 일약 ' 농구 황제'로 등극하게 된 것이다.

LA 레이커스에 부임해서도 서로 잘났다고 모래알처럼 놀던 샤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를 한팀으로 묶을 수 있었기에 12년만의 우승이라는 열매를 맺을 수 있었다.

이번시즌 '레이커스의 리더가 누구냐'를 놓고 말이많다.

하지만 레이커스 내부에서는 잠잠하다. 왜냐하면 레이커스의 리더가 오닐이라고 모두가 공감하기 때문이다.

잭슨은 개성강한 마이클 조던, 스코티 피펜, 데니스 로드맨 등 수퍼스타를 거느리고도 리그 최고의 탄탄한 팀워크를 자랑하며 '불스왕조'를 건설했다.

모두가 공감 할 수있는 목표와 동기부여를 해주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잭슨 감독이 동양 선(禪)에 심취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선수들의 심리를 잘 이해하고 다스릴 줄 안다는 이야기다.

잭슨이 있는 한 레이커스는 앞으로 2~3년간 잡음없이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 할 것으로 보인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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