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에서도 돈을 버는 사람이 얼마든지 있지 않은가.
“문제는 명확한 전략없이 막연한 기대만 갖고 매매하는 사람들이다. 지금은 얼음장보다 냉정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본전 생각하면 다 잃는다. 오늘 종가로 평가된 것이 본전이다. 최소한의 밑돈은 지켜야 재기할 수 있다.”
―기다리는 게 말처럼 그리 쉬운가.
“달리 도리가 없지 않은가. 미국 대선이 어떻고 환율급등이 어떻고 하지만 개인투자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저점이니 바닥이니, 기술적 반등이니 하지만 기다렸다가 대세상승을 확인하고 들어가서 손해 볼 것이 뭔가. 전고점을 생각하고 그 지수대를 넘을 때를 매수타이밍으로 잡는 것이 좋다.”
―특히 요즘같은 종목장세에서 빠지기 쉬운 함정은 뭔가.
“아무리 좋아보이더라도 한 종목에 편중하지 말라. 또 금액대를 크게 해선 안 된다. 1억원 있다면 열 종목에 1000만원씩 하지 말고 300만원씩만 넣어라. 사람들이 불안해할 때는 하한가 행진이 언제 올 지 모른다. 많이 벌 생각 하지 말고 7,8개 종목은 손절매하고 나올 생각을 하라.”
―최근 만난 투자자중 기억에 남는 이가 있는가.
“강남 사는 60대 아주머니다. ‘당신이 사흘 오른 다음에 사고 사흘 내리면 팔라고 했는데 도저히 사흘간은 못 기다리겠다’고 하더라. 주식을 하루라도 안 들고 있으면 불안하다고 한다.가슴이 늘 콩닥콩닥 뛰어야 사는 재미가 있다면서. 매일 출장하는 투수의 생명이 몇 년 못 가듯이 이런 투자자들도 금방 털리고 만다.”
김 원장은 지금 그 동안의 상담경험을 모은 책을 쓰고 있다. ‘핵심 내용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주식투자는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를 미리 알고 들어가서 돈 버는 게임이 아니라 많이 오를 때 한번 크게 벌어서 많이 떨어지기 전에 털고 나오는 게임이라는 것”이란다. 또 ‘내가 종목선택을 잘해서 내 재주로 돈을 번다’는 개념이 아니고 ‘돈은 시장이 벌어주고 나는 위험관리만 할 뿐이다’는 개념이라고 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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