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약세장때도 '종자돈'은 꼭 지켜야"

  • 입력 2000년 11월 23일 18시 28분


현대증권 투자클리닉센터의 김지민 원장(사진)은 “약세장에서는 재기할 밑천을 보존하면서 뒷날을 기약하는 것이 유일한 수”라고 말한다.

―약세장에서도 돈을 버는 사람이 얼마든지 있지 않은가.

“문제는 명확한 전략없이 막연한 기대만 갖고 매매하는 사람들이다. 지금은 얼음장보다 냉정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본전 생각하면 다 잃는다. 오늘 종가로 평가된 것이 본전이다. 최소한의 밑돈은 지켜야 재기할 수 있다.”

―기다리는 게 말처럼 그리 쉬운가.

“달리 도리가 없지 않은가. 미국 대선이 어떻고 환율급등이 어떻고 하지만 개인투자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저점이니 바닥이니, 기술적 반등이니 하지만 기다렸다가 대세상승을 확인하고 들어가서 손해 볼 것이 뭔가. 전고점을 생각하고 그 지수대를 넘을 때를 매수타이밍으로 잡는 것이 좋다.”

―특히 요즘같은 종목장세에서 빠지기 쉬운 함정은 뭔가.

“아무리 좋아보이더라도 한 종목에 편중하지 말라. 또 금액대를 크게 해선 안 된다. 1억원 있다면 열 종목에 1000만원씩 하지 말고 300만원씩만 넣어라. 사람들이 불안해할 때는 하한가 행진이 언제 올 지 모른다. 많이 벌 생각 하지 말고 7,8개 종목은 손절매하고 나올 생각을 하라.”

―최근 만난 투자자중 기억에 남는 이가 있는가.

“강남 사는 60대 아주머니다. ‘당신이 사흘 오른 다음에 사고 사흘 내리면 팔라고 했는데 도저히 사흘간은 못 기다리겠다’고 하더라. 주식을 하루라도 안 들고 있으면 불안하다고 한다.가슴이 늘 콩닥콩닥 뛰어야 사는 재미가 있다면서. 매일 출장하는 투수의 생명이 몇 년 못 가듯이 이런 투자자들도 금방 털리고 만다.”

김 원장은 지금 그 동안의 상담경험을 모은 책을 쓰고 있다. ‘핵심 내용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주식투자는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를 미리 알고 들어가서 돈 버는 게임이 아니라 많이 오를 때 한번 크게 벌어서 많이 떨어지기 전에 털고 나오는 게임이라는 것”이란다. 또 ‘내가 종목선택을 잘해서 내 재주로 돈을 번다’는 개념이 아니고 ‘돈은 시장이 벌어주고 나는 위험관리만 할 뿐이다’는 개념이라고 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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