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수급 꼬여 금리 이틀째 상승

  • 입력 2000년 11월 15일 17시 04분


채권금리가 이틀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발행물량이 늘어난 상황에서 자금이 빠지고 있는 투신사들이 매물출회를 늘리면서 수급이 꼬였기 때문이다.

투신에서 빠진 자금이 모여들고 있는 은행들은 역마진을 우려해 금리를 높여가면서 사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15일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전일보다 0.08%포인트 오른 7.18%로 마감됐다.

3년만기 AA-회사채수익률은 전일비 0.04%포인트 오른 8.32%, 같은 만기의 BBB-회사채수익률은 0.02%포인트 상승한 11.77%로 장을 마쳤다.

채권금리가 이틀째 오른 것은 발행물량 증가가 가장 큰 요인.

한국은행이 이달들어 3조6천억원 규모의 통안증권을 발행하고 이날 3년만기 국고채 9500억원이 발행된데다 가스공사채 등 공사채 발행 등의 공급요인이 많아졌다. 여기에다 성업공사가 16일 9500억원 규모의 부실정리기금채권을 발행할 예정이고 예금보험공사가 연말까지 2∼4조원 규모의 예보채를 발행할 것으로 추정되는 것도 부담요인.

반면 수요면에서는 투신사들이 자금이탈로 인해 매수하기는 커녕 딜링용으로 사놓은 채권을 팔아야 할 형편. 실제로 최근 공격적으로 매수에 나섰던 L투신은 비교적 많은 물량을 덜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투신에서 빠진 자금이 몰려들고 있는 은행은 자금사정이 좋지만 1년만기 수신금리가 7.0% 수준이어서 3년만기 국고채를 매수할 경우 역마진이 날 것을 우려해 금리가 좀더 올라오면 사겠다는 입장.

금융권 전체로 보면 수급이 여전히 좋은 편이지만 수신금리 동반없는 시장금리 급락으로 수급이 일시적으로 꼬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7.20%수준에서는 은행권의 매수세가 대기하고 있어 추가상승폭은 상당히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 은행의 채권운용담당자는 "장기 보유목적의 투자계정이 8000억원의 여유돈이 있는데 금리가 맞지 않아 우량채를 사지 못하고 있다"며 "3년만기 국고채 기준 7.20%수준에서는 분할매수에 들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7.20%, 중기적으로도 7.30%는 지지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내 예보채발행물량이 5조원정도에 이를 것이란 루머가 돌았지만 예금보험공사는 2∼4조원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한 채권브로커는 "수급이 꼬여있기 때문에 당분간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 기준 7.10∼7.20%선에서의 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며 "꼬인 수급이 풀려야 하락을 시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민병복 <동아닷컴 기자> bb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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