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장한나-양성원 앨범 EMI서 내놔

  • 입력 2000년 11월 1일 18시 48분


장한나
늦가을 시정(詩情) 속으로의 산책은 첼로와 동행이 제격.

EMI사가 한국인 아티스트를 기용해 두 종의 새 음반을 내놓았다. 하나는 세계무대에 널리 알려진 18세 소녀 연주자의 소품집. 또하나는 33세 연부역강(年富力强)한 청년 연주가의 데뷔앨범이다.

장한나의 ‘백조(The Swan)’는 그의 세 번째 앨범. 라흐마니노프 ‘보칼리제’, 생상스 ‘백조’ 등 소품 열 곡이 실렸다.

녹음 때문인지 역동감이 부족하게 들린 앞의 두 앨범과 달리 첫곡인 포레의 ‘꿈을 꾸고서’부터 느릿하고 깊게 그어대는, 목멘듯한 음색이 귀를 붙든다. 영국의 유명 작곡가 록산느 파누프닉의 요령있는 관현악 반주부 편곡도 스산한 가을의 느낌을 인상깊게 전달하고 있다. 김연준의 ‘비가’가 실려 특히 반갑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인 양성원은 헝가리 작곡가 코다이의 무반주 첼로 소나타 작품8을 간판곡으로 잡았다.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 배경음악으로 쓰이며 주인공들의 자기파괴적 열정을 그려맞춘 듯이 드러낸 작품이다. 민요선율을 바탕으로 온갖 첼로의 난기교(難技巧)를 선보인다.

원래 이 곡은 양성원의 스승이자 ‘지한파’인 야노스 슈타커의 연주로 잘 알려져있다. 슈타커의 연주가 강철과 가죽 질감의 연주라면, 양성원의 연주는 보기좋게 칠이 된 목재 가구 같다. 자주 바뀌어가는 곡상을 날카롭게 대비시키기 보다는 칠감을 잘 펴바르듯 정돈된 표정으로 접근한다. “양성원의 데뷔음반을 만들기 보다 코다이 소나타의 신선한 새 음반을 만들고 싶었다”고 연주자는 설명했다.

함께 실린 첼로 소나타 작품 4 등에서는 피아니스트 문익주(서울대 교수)가 반주를 맡았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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