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증시 분위기 급랭… 보수적 관점 필요

  • 입력 2000년 10월 23일 19시 59분


기대와 달리 시장의 분위기가 약세로 돌아서고 있다.

현대그룹 사태가 물귀신처럼 증시를 밑으로 끌어내리는 데다 한국디지털라인의 부도와 불법 대출,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의 불투명성 등이 투자심리를 급랭시켜버렸다.

순항하는 듯 하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중동평화 협상이 일단 결렬되면서 중동지역의 불안감이 고조되며 국제유가가 껑충 뛴 것도 국내투자자들을 불안케 했다.

대신증권의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는 가운데 외국인들의 매도우위가 지수의 하락을 부추겼다”면서 “지수는 다시 한번 등락의 시험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그는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다시 매도하는 등 매수주체가 없다는 것이 최근 시장 약세의 가장 큰 원인이며 이런 분위기가 금새 반전되기를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보수적인 관점에서 재료보유주의 단기 매매로 투자에 임하는 것이 좋다"고 진단했다.

24일에는 연기금의 증시유입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정부가 계획하는 1조5000억원의 자금이 증시에 한꺼번에 유입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지만 조기에 투입될 경우 커다란 힘이 될 수 있다”면서 “문제는 연기금이 당초 계획대로 차질없이 투입되느냐에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로는 국민연금이 각 투신사에 배분한 자금이 3000여억원 정도에 지나지 않아 자칫 실망감을 드리울 수도 있어서다.

국제유가 역시 초미의 관심이다. 중동분쟁이 다시 악화되면서 현재 배럴당 33달러 후반에서 움직이고 있는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11월물이 40달러선을 넘어서느냐 여부에 촉각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한주를 시작하는 미국증시의 움직임도 주목해야 한다. 23일(미국 현지시각)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은 화이자 3M 실리콘그래픽 버티컬넷 등이 눈에 띤다.

이들 종목은 국내 증시에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첨단기술주가 집중된 나스닥지수에 적잖은 영향을 끼출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대증권의 한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거래소의 종합주가지수는 지수 500선, 코스닥은 지수 75선이 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해볼만 하다”면서도 “추가 하락의 여지도 많은 만큼 방망이를 짧게 잡는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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