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뉴욕의 빛과 그늘]데이지 오델 바코

  • 입력 2000년 10월 17일 18시 51분


데이지 오델 바코가 토론토에서 뉴욕으로 오는 데는 5년이 걸렸다. 그러나 그 동안 그녀는 자신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잊어버린 적이 없다.

16세 때 그녀는 좀더 넓은 세상을 찾기 위해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배낭을 꾸려 그리스, 터키, 이스라엘 등을 여행했다. 이스라엘의 텔아비브에서는 나이트클럽 몇 군데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 그녀가 그 다음 도착한 곳은 런던이었다. 런던은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재미있었다. 그녀는 그곳의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면서 영국식 발음을 익히고, 좋은 친구들과 애인을 사귀며 가수가 될까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런던에서 그녀가 맺은 인간 관계들은 모두 한시적인 것이었다. 그녀가 뉴욕에 갈 것이라는 사실을 모두들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겨울, 데이지는 21번째 생일날 마침내 뉴욕에 가야겠다고 결정을 내렸다. 그녀는 비행기표를 사고, 아파트를 정리하고, 공항에서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그것은 그때까지의 생활을 정리하는 의미의 눈물이었다. 뉴욕의 공항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유명한 나이트클럽인 ‘롯 61’로 향했다. 그녀는 런던의 나이트클럽에서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에 뉴욕에서도 자신의 재능을 사람들에게 납득시키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롯 61에 채용되었다.

데이지가 처음 롯 61에 발을 들여놓던 날 웨이트리스로 근무 중이던 라라 딘은 그 때의 일을 이렇게 회상했다. “굉장했죠. 진 바지에 뾰족 구두, 그 놀라운 걸음걸이. 그녀는 마치 파티를 계획하고 있는 억만장자의 아내 같았어요.”

데이지는 벌써 롯 61에서 큰 성공을 거뒀고 기억할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유명 인사들을 만났다. 그녀는 “내가 밖에 나가면 사람들은 언제나 ‘롯의 데이지 아닌가요’라고 묻는다”고 말했다.

그녀는 때로 시간이 나면 가수가 되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해보곤 한다. 하지만 가수가 되려고 열심히 애를 쓰고 있지는 않다. 그녀는 이미 레코드 회사들이 기획한, 음악보다는 용모 중심의 여성 밴드에 합류하라는 제의를 여러 번 거절했다. 최근에는 언젠가 자신의 나이트클럽을 여는 것이 어떨지 생각하고 있다.

그녀는 “내가 20년 후에 무엇을 하고 있든, 성공을 거둔 유명 인사가 되어 있으리라는 것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library/magazine/home/20000917mag―larocca.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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