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Metro]터키, 출처불명 피카소작품 횡행

  • 입력 2000년 10월 16일 19시 08분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 있는 국립미술관에 출처와 진위를 모르는 피카소 작품이 전시되고 있어 현지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문제의 피카소 작품은 ‘젊은 부인의 초상’ ‘농부의 부인’ 등 회화 4점. 작품마다 피카소의 서명과 함께 작품을 소장했던 박물관이나 갤러리 이름, 심지어 크리스티 경매소의 관인까지 찍혀있지만 어떻게 앙카라의 국립미술관에까지 유입됐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없다.

터키의 문화재 관리들과 경찰은 이들 작품이 10년 전 걸프전이 일어났을 때 쿠웨이트의 왕궁과 박물관 등지에서 흘러들어 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이 최근 5개월 동안 작품을 소지하고 있었던 사람들과 개별 접촉해 입수한 것을 전시하게 됐다는 게 이들의 설명.

이스테미한 탈라이 문화장관도 “이 작품이 어디서 왔는지 또 누가 훔쳤는지 정확히 모른다”며 “그동안 소유권을 주장한 사람도 없었다”고 말했다. 탈라이 장관은 최근 터키의 현대미술 전문가들을 동원해 검사한 결과 모두 진품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됐으며 외국의 전문가들의 고증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 각국에서 분실된 예술품의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아트로스레지스터에 따르면 피카소의 작품 가운데 분실된 것으로 등록돼 있는 것은 무려 400여점에 이른다. 레지스터의 맬컴 켄우드씨는 “피카소의 작품인지 확인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검사해보면 대부분이 모조품이었다”며 “터키 정부에 피카소 전문가의 고증 절차를 밟을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타임스는 모조품 논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터키 국립미술관의 2층짜리 갤러리에는 피카소 작품으로 추정되는 작품이 피카소의 사진 및 일대기와 함께 전시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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