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기아차 자사주 소각 약효있나

  • 입력 2000년 9월 20일 18시 34분


기아자동차가 주가관리를 위해 사상최대 규모의 자사주 소각에 나섰다. 하지만 기아차 주가는 대형 호재에도 불구,20일 650원(9.56%) 오르는데 그쳤다.

기아차는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어 자사주 8000만주를 매입해 소각키로 결의하고,11월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소각 결의된 8000만주는 총 발행주식 4억4945만여주의 17.8%로,시중에 유통되는 물량(1억3500만주)의 60%에 달하는 규모. 소각작업에 들아가는 자금은 현 주가(20일 종가 7450원)를 기준으로 할때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측은 “잉여금 등 여유자금과 올 예상이익 5125억원 등을 자사주 매입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올해 예상 순이익을 웃도는 자금을 자사주 소각에 쏟아붓는다는 발상에 의아해하는 분위기.

특히 기아차 지분구조가 △현대컨소시움 50.22% △출자전환 금융기관 19.09% △우리사주 8.44% 등으로 대주주가 80%가량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일반주주(21.89%)를 위해 소각한다는 명분은 다소 떨어진다는 것. 또 발표전날인 19일 출자전환 금융기관 보유주식중 1600만주가 장외거래를 통해 홍콩계 펀드로 팔린 점은 사전에 ‘자사주 소각’정보가 장외매매에 이용됐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우증권 장충린부장은 “유통물량이 18%가량 줄어들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현 주가에서 18%가량 더 올라야 하지만 사전에 주가가 많이 올라 정작 20일엔 차익매물이 흘러나왔다”며 “하지만 추가적인 상승여력은 좀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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