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서울 저밀도지구 아파트 재건축 진단/잠실지구

  • 입력 2000년 9월 13일 18시 53분


《서울의 최고 요지로 불리는 서울 송파구 잠실과 강남구 청담 도곡지구의 저층아파트 재건축이 곧 본격화될 전망이다(9일자 A19면 보도). 이 지역 아파트를 살까 말까 망설이는 사람들이라면 이제 투자해도 늦지 않다. 그러나 이번에 서울시가 고시하는 것은 이들 사업지구 전체에 대한 ‘기본 방침’에 불과하다. 세부적인 사업계획은 단지별 재건축안을 중심으로 추후 결정된다. 특히 최우선적으로 사업계획승인 신청을 내는 단지를 제외하고는 까다로운 심의를 거치도록 한다는 것이 서울시의 방침이다. 이 때문에 단지별로 추진 일정과 투자가치는 적잖은 차이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들 지구 내 아파트 구입을 고려 중인 수요자라면 단지별 사업 일정을 꼼꼼히 챙겨볼 필요가 있다. 3회에 걸쳐 지구별 사업개요와 투자가치, 예상 문제점 등을 집중 점검한다.》

5개 단지, 497개동에 2만1250가구의 아파트를 헐고 2만4508가구를 재건축하게 될 서울 송파구 잠실지구 재건축 사업의 특징은 10평 짜리 소형 아파트가 2900여가구나 된다는 점이다. 이는 용적률(대지 면적 대비 건물 총면적) 제한과 공공용지 확보 의무, 18평(전용 면적 기준) 소형평형 의무 비율 등을 수용하면서 조합원들에게 30평형 이상 아파트를 배당받도록 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소형 아파트 비중이 크다 보니 아파트 분양 수익은 줄고 그만큼 조합원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 또 일부 단지는 조합원 공청회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 이해 관계가 엇갈리는 주민들의 반발과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개요와 문제점〓5곳 중 시영단지 기존 아파트는 13∼20평형 6000가구. 새로 짓는 아파트 중 6000가구가 30∼40평형이며 나머지가 10평형이다. 조합원 모두 30평형 이상에 입주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때 10평형 1500가구는 일반 분양분. 일반 분양분이 모두 원룸 수준인 10평형이라면 분양 수익이 줄어드는 만큼 조합원들의 추가 부담금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재건축추진위 관계자도 이 점을 의식, “10평형을 1500가구나 짓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며 “공청회를 거쳐 소형 평형 면적과 가구수를 조절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다. 소형 아파트를 10평 대신 20평형 남짓으로 지으면 중형 크기가 줄어들어 조합원 일부가 20평형에 입주할 수밖에 없다. 주민간 갈등과 반발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10평형 건립으로 조합원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2, 3단지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당초 기대보다 작은 평형에 입주해야 하는 경우 집 값이 떨어질 곳도 나올 전망이다.

▽투자 가치 분석〓먼저 사업 승인을 받아 재건축되는 곳이 투자 가치도 높다. 서울시가 5개 단지 중 먼저 사업 승인을 받는 곳 외에는 모두 까다로운 시기조정 심의를 거쳐 재건축 시기를 결정키로 했기 때문. 결국 갈등 없이 주민 협의가 원만히 이뤄지는 곳이 투자 가치 ‘0순위’인 셈이다.

1단지는 기존 아파트 평형이 다양하고 가구수가 많은 것이 걸림돌. 3단지는 공공용지 확보 등을 놓고 주민 반발이 심하고, 잠실 시영단지는 소형 평형 면적 조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2단지와 4단지는 조합원간 평형 배정에 어려움이 있다.

▽투자 포인트〓변경고시 확정이 알려지며 매물이 줄었다. 대왕공인중개사무소 이기충사장은 “기대 심리 탓에 2, 3단지 등에서 300만∼500만원 정도 호가만 올랐다”며 “서두르지 말고 조합원 협의가 원만하게 이뤄지는 단지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단지별 재건축안을 대폭 조정해야 하거나 주민 반발이 심한 곳이라면 피해야 한다. 아직 재건축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므로 당분간 가격 변동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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