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 주가 1000포인트 안착의 조건들

  • 입력 2000년 9월 4일 17시 13분


"종합주가지수 1000포인트 안착은 머나먼 이야기인가?"

4일 종합주가지수가 680포인트대를 겨우 지킨 상황에서 1000포인트는 너무나 멀고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일부 투자자들은 종합주가의 최고점은 1000포인트 정도라는 말도 하고 있다. 외부 영향을 많이 받는 경제구조, 들쭉날쭉한 성장률, 저수익 구조의 기업 등 애시당초 1000포인트 안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냉소적인 반응이다.

대우증권은 4일 `주간대우증권' 보고서 1000호 기념 특집호를 내면서 종합주가가 1000포인트를 넘기 위한 조건을 제시했다.

종합주가는 89년과 94년, 98년의 대세 상승기에도 1000포인트 안착에 실패하는 등 처음 1000포인트 선을 넘어선 지 12년째 1000포인트 안착에 실패한 상황.

그러나 실망도 이르다는 지적이다. 미국도 다우지수가 처음 1000포인트를 넘어선 것은 1965년이었지만 1000선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83년. 18년동안 주가는 1000포인트를 축으로 등락을 거듭한 셈이다.

그렇다면 1000포인트에 안착하기 위한 조건들은 무엇일까. 미국과 일본시장을 참고로 할 때 거시적으로는 안정적인 성장과 저금리, 미시적으로는 기업의 안정성 및 수익성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게 결론이다.

▶거시적 요인: 미국은 경제성장률이 50년 12.1%에서 65년 8.5%까지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66년에 4.5%, 이듬해 2.4%로 떨어졌으며 1차오일쇼크가 있기 전인 72년까지 연평균 3.6%에 지나지 않는 등 이 시기부터 저성장기로 들어갔다.

금리도 50년대와 60년대 꾸준히 상승했지만 장기국채금리는 5%를 넘지 못했으며 67년 처음으로 5%를 넘어 81년에는 오일쇼크 및 레이건 행정부의 고금리정책으로 13.78%까지 상승했다.

이후 미국의 성장률은 90년 0.5%를 저점으로 최근 4%대까지 안정적인 확장을 지속하고 있고 금리 역시 하락추세 정착에 따른 구조적 변화로 1000포인트를 넘는 바탕이 됐다.

▶미시적 요인: 기업의 안정성이 높아지고 수익성이 추세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안정성 측면에서 미국기업의 자기자본비율은 70년 53.8%를 고점으로 93년 36.43%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93년 부채비율은 174.5%에 불과했다. 일본은 자기자본비율이 70년에 우리나라처럼 20%를 밑돌았으나 70년대 중반이후 꾸준히 상승해 99년에는 36%로 미국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랐다.

반면 우리나라는 30년이상 20%대에 머물고 있으며 특히 부채에 의존하는 구조로 인해 300%를 넘는 부채비율은 고금리와 맞물려 기업의 수익성을 잠식하는 요인이 됐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미국의 매출액 순이익률은 70년대 4%에서 99년에는 6.04%까지 올랐고 일본은 30년동안 우리보다 다소 높은 2-3% 수준. 우리나라는 70년대초 3.8%였으나 지속적으로 떨어져 90년대 중반 1.5%를 밑돌기도 했다.

이와함께 우리나라는 수익성이 경기에 따라 크게 변하는 게 특징. 미국은 92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5% 이상의 매출액 순이익률을 유지했고 일본은 경기에 관계없이 2% 대를 유지한 반면 우리나라는 80년이나 98-99년처럼 경기 위축이 심할 경우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금융자산과 주식의 관계로 볼 때 개인들의 금융자산 운용패턴에서 주식투자 비중이 확대돼야 한다.

미국의 금융자산중 주식 비중 분석결과 85년 전체 금융자산의 7.5%에 불과했던 주식시가총액이 98년에는 42.2%까지 올랐다. 우리나라는 최근 10%대를 회복했지만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낮다.

▶향후 전망: 우리나라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우선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기업의 안정성과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고 10%대 이하의 금리가 정착되고 있다. 경기 역시 중후장대형 산업에 의한 주도가 정보통신 위주로 바뀌어 진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고 고효율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대우증권 이종우 연구위원은 "지금같은 변화가 누적되면 주식시장에 내부 변화가 나타나고 이를 기반으로 1000포인트에 안착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성<동아닷컴기자>basic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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