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임승남/기업주 사회적 책임 통감해야

  • 입력 2000년 9월 1일 18시 27분


기업이란 조직체는 국민경제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의 하나일 뿐만 아니라 사회를 구성하는 사회적 단위입니다. 특히 대기업은 경제적 조직체이기 이전에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하나의 사회적 조직체로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 사회가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비싼 대가를 치루고 있는 것도 이처럼 기업이 국가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경제적, 사회적 조직체로서의 기업의 존재 이유는 경영을 충실하게 하여 흑자를 내는 데 있으며 흑자를 내는 기업이 많으면 많을수록 국가가 부강해진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경영은 그 결과로 평가되는 것입니다. 회계연도에 기업인이 노력한 결과는 결산서라는 이름으로 지상에 공표되고 이 성적표는 철저히 분석되어 시장의 평가를 받게 됩니다. 우리 기업의 특성상 기업 경영에 대한 대부분의 책임은 최고 경영자에게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일본 사람들은 기업인의 의사 결정이나 책임을 논할 때에 흔히 하급 관리자는 종이 칼에, 중간 관리자는 죽도에, 고급 관리자는 목도에 비유합니다. 그리고 최고 경영자는 진검으로 승부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기업에서 최고 경영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시장이라는 경기장에서 경영적 판단을 기준으로 경쟁하고 적자생존의 원칙에 따라 살아 남거나 사라져야 하는 냉엄한 상황에서 기업인은 각자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최고 경영자는 1차적으로는 부하 직원과 그들의 가족에 대해, 2차적으로는 사회와 국민경제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항상 통감해야 할 것입니다.

작고한지 이미 11년이 지난 일본 마쓰시타전기의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회장이 여전히 경영의 신 으로 추앙받고 있는 이유도 이 분이 기업인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훌륭하게 완수하여 산업보국(産業報國)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에는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인 보다는 비난받는 기업인이 더 많고 기업은 망해도 기업주는 호의호식한다는 것이 기업인들에 대해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이미지입니다.

경제가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수많은 부실기업이 사실상 국민의 혈세로 조달된 공적자금을 기업 회생작업에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하여 관계당국이 조사를 하기로 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또한 일부 벤처기업의 젊은 경영자들이 경영에 몰두하기 보다는 코스닥 등록과 주가조작으로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기에 급급해 한다는 서글픈 소식도 우리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잘못되면 우선 기업에 종사했던 개인들은 자신이 살아온 역사나 경력이 없어지게 됩니다. 가정은 주요 수입원이 없어지고 사회는 본의 아니게 그 기업이 짊어진 부채를 떠맡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기업이 잘못되면 그 기업만 없어지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폐를 끼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무릇 기업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은 반드시 이 점을 깊이 인식하고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임승남(롯데건설 사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