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북한 숨겨진 인기종목 '싱크로나이즈드'

  • 입력 2000년 8월 29일 18시 44분


‘김정일국방위원장은 농구뿐만 아니라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도 좋아한다.’

북한의 싱크로는 또 하나의 ‘수중 서커스’. 김정일위원장이 참석하는 국빈 환영 공연에는 반드시 싱크로가 포함된다. 김위원장은 98년 2월16일 자신의 56회 생일축하 행사 때 ‘수중 바레(발레)’ 모범출연 공연을 본 후 싱크로에 매료됐다는 후문. 그는 그 직후 ‘싱크로를 적극 육성하라’는 특별교시를 내렸다. 그 후 북한의 싱크로는 농구와 더불어 집중 육성종목이 됐다. 북한 싱크로팀의 연기는 일반적인 싱크로 경기와는 달리 꽃술 등 각종 소품이 사용된다. 그만큼 서커스적인 요소가 많다. 소속도 우리에게 잘 알려진 평양교예단 소속. 평양교예단은 공중곡예, 동물서커스 등 5개 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하나가 ‘수중 바레’로 불리는 싱크로.

북한의 싱크로는 남한보다 훨씬 더 활성화됐다. 남쪽이 6개 클럽에 선수 100여명뿐으로 전국체전 정식종목에도 들지 못하는 반면 북한은 전국적으로 500여명의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북한 싱크로팀의 실력도 만만치 않다. 4월 시드니올림픽 예선전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북한은 듀엣부문에서 조영희―최선영조가 20위를 차지, 24위까지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권을 당당히 따냈다.

한국의 유나미―장윤경조가 9위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아직은 남쪽과 실력차가 많이 난다.

하지만 국제대회 경험이 없어 세계 조류를 따르지 못해서 그렇지 기본기는 무척 탄탄하다는 게 북한선수들의 경기를 직접 본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한편 국가대표 유나미와 계약해 싱크로 실업팀 1호가 된 ㈜스포츠닷컴(www.s4ts.com)은 시드니올림픽이 끝나는 10월에 북한의 싱크로팀을 초청, 친선경기를 추진하고 있다. ㈜스포츠닷컴은 이를 위해 자체 듀엣팀을 결성키로 하고 올초 고려대 졸업 후 운동을 포기했던 국내 싱크로 솔로 1인자 최유진과도 최근 연봉계약을 체결했다.

축구와 농구, 탁구 등 공에서 시작된 남북스포츠 교류가 이제 물 속에서도 이루어지게 됐다.

<전창기자>je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