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이창호, 같은 기전 19연승 대기록 도전

  • 입력 2000년 8월 1일 18시 46분


이창호(李昌鎬) 9단이 ‘동일기전 19전 연승’의 대기록에 도전, 바둑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무대는 패왕전. 올해부터 예선을 통과한 20명의 기사가 연승제 방식으로 본선대국을 치루도록 개편됐다.

패왕전의 연승제는 20명의 기사가 각각 1번부터 20번까지 순번을 받은 뒤 1번과 2번이 바둑을 둔 뒤 이 대국의 승자가 3번과 두고 또 여기의 승자의 4번과 두는 식으로 진행된다.

여기서 2연승을 기록하면 일단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하지만 질 때까지 계속 바둑을 둘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 이론적으로 1번이나 2번이 계속 이기면 19연승을 기록하면서 우승할 수 있다.

현재 다른 일반적인 기전 방식으로 타이틀까지 따려면 15연승 정도가 고작. 그것도 저단진일 경우에 해당된다.

즉 예선을 통과하려면 보통 6연승 정도가 필요하고 본선에서 전승으로 도전권을 딸 경우 6연승, 그리고 5번기 도전기에서 3대0으로 셧아웃시키면 15연승이기 때문에 19연승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패왕전에서 19연승을 예상하는 것은 순번 추첨에서 공교롭게도 2번을 뽑은 기사가 이9단이기 때문.

이9단은 첫 대국에서 지난해 준우승자인 이5단을 물리친 뒤 양재호(梁宰豪) 윤기현(尹奇鉉) 서봉수(徐奉洙) 9단과 홍태선(洪太善)8단을 꺾어 5연승을 달리고 있다.

앞으로 걸림돌이 될만한 기사는 조한승(趙漢乘) 이세돌(李世乭) 안조영(安祚永) 등 신예들. 최대 관문은 지난해 우승자인 조훈현(曺薰鉉) 9단. 바둑계에서는 이9단이 집중력만 제대로 발휘한다면 19연승을 기록하며 패왕전을 손아귀에 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 기전에서 10승 이내만 해도 타이틀을 딸 수 있는데 19연승까지 하면서 타이틀을 따는 것은 이9단의 입장에서 비효율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한판 한판에 최선을 다한다는 프로기사지만 아무래도 정신상태가 느슨해질 수 밖에 없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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