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공연장 찾아 문화피서 가요"

  • 입력 2000년 7월 31일 19시 01분


문 밖으로 한발짝만 나가도 땡볕이 쏟아지지만 아이들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엄마랑 아빠랑 집안에서 ‘시간을 죽이는 게’ 더 괴롭고 무섭다.

아이와 함께 떠나는 ‘문화 피서’는 어떨까.

뮤지컬 인형극 아이스발레 연극 등 ‘메뉴’도 다양하다.

서울이라면 서초동 우면산 기슭 예술의 전당으로 가자. 11일 시작되는 ‘성 페테르부르크 국립아이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1967년 창립된 이 단체는 아이스쇼 차원을 넘어 ‘아이스 발레’라는 단어를 당당하게 사용할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볼쇼이와 쌍벽을 이루는 러시아 키로프발레단의 수석 발레리노로 23년간 활약했던 콘스탄틴 라사딘이 연출을 맡았고 루드밀라 벨로소바, 알렉세이 우라노프 등 세계 피겨스케이팅계을 주름잡았던 스타들이 출연한다. 한여름 빙판 위를 흐르는 차이코프스키의 음악, 환상적인 파 드 되(2인무)…. 상상만 해도 등이 서늘해진다.

우수어린이 연극 초청시리즈 ‘매직 파워’ ‘왕자 이반의 사랑여행’도 2일부터 공연된다.

심리검사 전문기관인 ‘마인드푸’ 최창호소장은 “다양한 공연 관람은 어린이의 감정이입 능력을 크게 향상시킨다”면서 “초등학교 입학전 어린이는 환상적인 내용이 좋지만, 학년이 올라가면 현실적이면서 논리적인 작품을 선택해도 괜찮다”고 조언했다.

꼭 피서를 떠나야 한다면 전북 익산시와 강원 춘천시를 찾으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5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되는 제1회 익산세계아동청소년공연예술제는 이색적인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회. 일본 극단 ‘가게보우시’의 ‘가구야 공주’와 베트남 ‘국립수중인형극단’의 ‘수중인형극’을 비롯, 7개국 34개팀의 공연이 펼쳐진다.

‘가구야…’는 중국의 전통 그림자극 기법을 이용한 것으로 뮤지컬 요소가 가미된 작품. 대나무안에서 태어난 주인공 가구야의 지혜와 사랑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춘천시는 10일부터 15일까지 ‘인형의 도시’로 변신한다. 12회째인 춘천인형극제에는 해외 7개팀 등 국내외 75개팀 650여명이 참가한다. 줄인형, 막대인형, 손인형, 장대인형 등 작품에 직접 ‘출연’하는 1000여개의 인형 외에도 마켓과 전시 등을 통해 총 1200여개의 ‘인형 손님’이 등장한다.

서울 상계동 백병원 소아정신과 변성일전문의는 “가능하면 음악적 자극이 있는 작품이 좋다”면서 △팜플렛 등을 통한 예비지식 확보 △공연 관람 뒤 소감 나누기 △공연관람 예절 배우기 등을 문화피서의 준비와 마무리 사항으로 꼽았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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