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은행신탁 "수익증권 비율 따져보고 고르세요"

  • 입력 2000년 7월 24일 18시 25분


증권시장의 침체가 계속되면서 은행 신탁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특히 목돈이 생긴 퇴직자나 혼사를 앞둔 젊은 직장인,내집마련 등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는 주부 층에 인기가 높다.

은행 신탁상품이란 고객이 맡긴 돈을 대출하거나 국공채 및 회사채,투신사의 수익증권을 구입해 ‘간접투자’해 생기는 이익을 돌려주는 상품.

여러장점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투자자들은 가입에 앞서 몇가지 사항을 짚어봐야한다. 7월부터 채권시가평가제가 시행되면서 ‘실적 배당’ 원칙이 분명해 졌기때문.

전문가들은 “수익(배당)률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수익증권의 편입비율,충당금 적립 규모를 따져 볼 것을 권하고 있다.

▽수익증권 얼마나 갖고있나〓신탁상품 수익률 변화의 가장 큰 요인은 투신사 수익증권이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 여부. 전문가들은 “수익증권이 많을수록 수익률이 출렁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 은행이 신탁상품으로 보유한 수익증권은 1조4000억원 규모. 투신사는 과거 은행보다 ‘공격적’으로 회사채를 사들였던 곳으로 부실가능 채권이 ‘어느 정도’ 포함돼 있다. 또 대부분 장부가(價) 펀드였던 만큼 장부상으로는 원금이 이자가 꼬박꼬박 불어났지만 실제 금고는 비어있는 경우가 없지 않다.

실제로 일부 투신사는 만기가 지났음에도 은행에 원리금 상환을 미루거나 장부상 원리금 가운데 일부를 떼어내고 지급하기도 했다. 은행별로 약속한 수익률 보다 낮은 5%대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충당금은 얼마나 쌓아뒀나〓충당금은 투자한 자산 중 부실해질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손실’로 처리하는 자산. 기업의 자금사정이 불안한 상황에선 필수적이지만 고객의 돈을 은행의 부실예방을 위해 쌓아두는 것인 만큼 고객의 수익률이 떨어지게 된다. 5월말 현재 일부은행의 신탁 상품은 충당금 적립비율이 60% 선에 그쳤다가 6월말까지 가까스로 채워넣기도 했다. 당연히 같은 기간동안 수익률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만기를 앞두고〓충당금이 충분히 쌓여있고 상품의 만기가 아직 남아 있을 때는 만기까지 상품을 해지하지 않는 편이 낫다. 기존 상품의 수익률을 급격히 떨어뜨릴 요인은 없는데다 중도해지 수수료도 물어야 한다. 현재 시중은행 신탁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8%대. 한빛은행 신탁업무팀 고재설 과장은 “수익증권 등으로 불안한 측면이 있지만 현재 불안한 자금시장 상황에서 8%대 수익을 기대할 곳이 많지 않다”며 신탁상품 잔류를 권하기도 했다.

하나은행 홍완선팀장은 “신탁상품은 만기가 지나면 수익률은 유지되면서 언제든지 불이익없이 해지가 가능하다”면서도 “지나치게 단기 위주로 운용하면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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