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영동, 일제 고습대피소 재활용

  • 입력 2000년 7월 24일 01시 53분


충북 영동군이 일제가 공습대피소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토굴을 농산물 저장고로 재활용하고 있다.

영동군은 지난해 말 영동읍 매천리 한 야산의 토굴에 이중 철문과 조명시설 등을 설치하고 바닥을 포장해 60평 규모의 다목적 저장고를 만들었다.

군은 이달부터 이 저장고를 지역 포도농가들이 생산한 ‘샤또마니’ 포도주 저장고로 활용하고 있다.

폭과 높이가 각각 3∼4m, 길이가 56m로 중간 쯤에서 90도로 굽은 L자 형인 이 토굴은 일제가 1930∼1940년 공습대비소와 화약저장고로 사용하기 위해 주민들을 동원해 매천리 일원에 만든 90여개 토굴 가운데 하나.

군이 토굴을 저장고로 활용한 것은 경제성이 높기 때문.

60평 짜리 일반 저장고를 만들 경우 1억5000여만원이 들며 연간 냉난방비로 800여만원이 소요되나 토굴 저장고는 조성비가 4000여만원에 불과한데다 자연상태에서 1년 내내 포도주 최적 저장조건인 온도 12∼14도, 습도 80% 내외를 유지해 별도로 냉난방비가 들지않는다.

영동군 서정길(徐廷吉)과수특작계장은 “아직 손대지 않은 90여개의 토굴을 연차적으로 개발해 포도주와 각종 농산물 저장고로 활용하거나 피서객 유치를 위한 관광지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동군의 연간 포도 생산량은 5만t으로 전국 생산량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영동〓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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