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홍의e컬처]살빼는 인터넷

  • 입력 2000년 7월 13일 18시 46분


노출의 계절이다. 몸에 뭔가를 걸치는 부분과 드러내는 부분의 비율이 점점 대등해지다 못해 역전되기까지 하는 계절이다. 자신의 몸을 드러내보인다는 것은 또 하나의 우월의식이다. 그만큼 자신의 몸에 대해 자신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알고보면 그만큼 자신있게 몸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적지않은 노력이 필요하다. 덜 먹고 많이 운동하고 끊임없이 가꿔야 한다. 한순간 방심하면 여지없이 허물어지는 것이 몸이다. 미스코리아, 슈퍼모델 등을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 하나같이 선발대회에서는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타고난 몸이라고 말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피나는 노력의 산물이다.

◆"예쁜 유전자만 생존◆

이제는 미모도 경쟁력임에 틀림없다. 하버드대 의대의 낸시 에트코프는 가장 예쁜 유전자만 살아남는다는 재미난 가설을 내세웠다. 즉 “미모에 대한 갈망과 선호는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 뿌리깊은 본능이며, 이는 종족보존에 유리한 쪽으로 작용하여 인류의 생존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미모의 유전자가 우월한 유전자라는 이야기다. 물론 미모의 기준은 시대마다 다르다. 요즘 미모의 기준은 일단 말라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살빼기를 한다.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다. 각 방송프로그램마다 다이어트 코너가 생겨나고 다이어트 관련 책이 불티나게 팔렸다.

◆e세상에도 다이어트 열풍◆

그 다이어트 열풍이 이제는 인터넷 안에서도 뜨겁다. 다이어트피아(www.dietpia.co.kr)에서는 회원들이 서로 게시판식 일기장을 쓰면서 상호정보를 교환하며 다이어트를 한다. 또 다이어리식 다이어트 관리를 해주는 쿨다이어트(www.cooldiet.co.kr)도 있다. 키, 몸무게, 나이, 목표체중 등을 입력하면 자신에게 맞는 표준섭취열량과 다이어트용 섭취열량 그리고 적정한 다이어트 기간 등이 계산되어 나온다.

그러나 좀더 체계적인 다이어트를 하려거든 엔젤 다이어트 사이트(www.angeldiet.co.kr)를 클릭해보자. 먼저 사이트 안의 ‘다정천사’가 이끄는대로 다이어트 도서관에 들어가 공부를 좀 하자. 특히 효과는 별로면서 사람만 잡는 다이어트에 주의하자.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열가지 유형도 찬찬히 따져가며 공부하자. 그런 다음 ‘콩콩천사’가 이끄는 대로 운동하자. 운동전에 맞춤운동 디자인실에서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처방받자. 그리고 오늘은 몇 칼로리나 소모했는지 운동칼로리 계산기로 체크해보자.

◆따라하면 날씬해져◆

나아가 신체부위별로 모양을 다듬는 운동도 해보자. 그러나 정말 살을 빼려면 먹는 것을 잘해야 한다. 그러니 ‘냠냠천사’가 시키는대로 먹어라. 살빼면서도 맛있고 영양가있게 요리해 먹는 방법을 냠냠천사가 요모조모 알려줄 것이다. 그리고 소아비만, 산후비만 등 좀더 전문적인 다이어트요법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클리닉 천사’를 만나라. 다양한 사례소개와 함께 구체적인 처방을 해 줄 테니깐.

최근 영국의학협회(BMA)는 정상적인 여성의 체지방비중이 22∼26%인데 비해 모델들의 평균 체지방은 10∼15%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면서 “모델들이 보여주는 몸매의 가늘기는 현실적으로 도달하기 어려운 수준일 뿐만 아니라 생물학적으로도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사람들은 날씬하다 못해 마른 것을 선호한다. 37―23―36의 몸매를 지녔던 마릴린 먼로도 요즘 기준으로는 결코 미녀가 아닌 셈이다.

정진홍(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커뮤니케이션학)

*다음회 주제는 ‘인터넷으로 짜는 휴가계획’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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