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미 전문가들, FRB 금리유지 전망 우세

  • 입력 2000년 6월 26일 11시 37분


세계 증시 참여자들의 이목이 다시 FRB에 집중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 의사기구인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오는 27∼28일 이틀동안 열어 미국경제 전반 상황을 짚어보고,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관심의 촛점은 단연 연방기금 금리 목표치의 인상 여부다. 은행의 지급준비금에 초단기로 적용하는 일종의 콜금리 목표치를 추가로 올릴 지와 함께 인상폭에 관심의 촛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로는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지면서 불과 수주전의 시장 예상을 뒤엎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그러나 FRB의 고위 관계자들이 계속해서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어 시장의 불안감이 가중되는 상황이며,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도 이러한 분위기 탓에 투자자들이 FOMC 회의결과가 나올때까지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여파로 지난 23일(미국 현지시각) 나스닥지수가 2.3%나 하락하는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이 점치는 FOMC 회의결과에 대한 시나리오는 △금리 현수준 유지 △0.25%포인트 인상 △0.5%포인트 인상 등 세가지.

첫번째의 경우는 각종 경제지표들이 하강국면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데 이 경우 증시는 빠른 속도로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들어 주택경기의 둔화세가 완연해지는 것은 소비붐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대목이다.

미국 소매협회는 현지시각으로 26일 5월중 주택판매 현황을 발표할 예정인데, 협회관계자는 5월중 주택판매 가구가 전달보다 1%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 오는 28일 발표되는 독신자 주택판매도 연기준 900,000가구로 4월에 비해 1% 가량 줄어들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주택판매의 둔화는 왕성했던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붐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노동시장의 경색이 풀릴 정도는 아니지만 우려와 달리 5월중 실업률이 다소 높아지고, 소매판매가 2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최근의 경제지표는 경기 연착륙(soft landing)의 가능성을 높여왔었다.

이에따라 경제전문 블루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은 25일 FOMC가 이번 회의에서 연방기금 금리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꽤 높아졌다는 전망기사를 내보냈다.

두번째는 0.25%포인트 인상전망도 미국경제의 성장률이 FRB가 적정 수준으로 생각하는 경제성장률(3.5∼4%)보다 1∼2%포인트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배제할 수 없다. 최근 FRB의 고위 관계자들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그러나 0.25%포인트의 금리인상은 현재의 시장 분위기를 바꾸는 데 커다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오히려 과거의 사례를 보면 시장이 전망한대로의 인상은 호재로 작용하곤 했다.

세번째 0.5%포인트 인상의 경우는 일반은 물론 시장의 예상을 깬 큰 폭의 상승이기 때문에 시장은 또 한차례 하락국면으로 빠져들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상폭은 미국경제의 급격한 추락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가장 낮아보인다.

그러나 FRB의 인플레 전쟁이 끝났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오히려 이번달에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경우에는 8월에는 0.25%포인트 이상의 추가인상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연착륙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각종 경제지표가 '확신할 수 없는(tricky)' 면이 많다는 점을 들어 금리의 추가인상이 대세일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여전히 실업률은 30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며 임금인상에 따른 기업부담 제고 및 수익성 악화를 위협하고 있다. 고공 비행중인 GDP 성장률도 부담스런 부분이다. 또한 소비붐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선해지수인 소비자신뢰지수는 오히려 지난 5월중 올랐다.

이같은 점들을 감안하면 미국경제는 아직도 '연착륙을 시도하기 위해 비행장 상공을 선회하는 상태'라는 것이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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