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LA우승' 약속 지킨 필 잭슨 감독

  • 입력 2000년 6월 21일 18시 54분


시카고 불스 시절 6개. 그리고 새천년 첫 챔피언반지를 더 갖게 된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의 ‘명장’ 필 잭슨 감독(55).

그는 지난해 6월 LA 레이커스 감독으로 부임하며 “3년 안에 우승을 이루겠다”고 한 약속을 부임 첫해에 간단하게 지켰다.

특히 서로 잘났다는 샤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를 한팀에 묶은 것이 LA 레이커스가 챔피언이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1945년 몬태나주 시골인 디어로지 태생인 잭슨은 한때 목사를 꿈꾸던 시골 청년이었다. 복음주의자이던 부모가 가난을 고집해 잭슨은 물통을 지고 산을 넘는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어야 했다.

2m3의 키에 어깨가 딱 벌어져 별명도 ‘어깨’인 그는 어렸을 적 지게를 많이 져 어깨가 넓어졌다고 주장한다.

시골청년의 차분하고 내성적인 성격은 변하지 않아 노스다코타대학에 다닐 때나 NBA무대에서 13년을 뛸 때에도 그는 있는 듯, 없는 듯했다.

바로 이점이 잭슨의 특징. 농구는 5명이 하는 것이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동료를 위한 플레이가 최우선이라는 것.

2시즌을 코치로 지낸 끝에 89년 시카고 불스 감독으로 부임해서 잭슨이 제일먼저 한 일이 바로 마이클 조던의 ‘원맨쇼’를 줄이는 것이었다. 결국 이런 잭슨의 방침이 조던으로 하여금 절제된 플레이를 하도록 유도해 ‘농구황제’로 등극하게 만들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그는 동양 선(禪)에 심취해 있다. 그의 수많은 작전이 참선의 결과라고 말할 정도. 하지만 그 유명한 ‘트라이앵글 오펜스’도 그의 창작품이 아니다. 잭슨은 시카고 시절부터 ‘트라이앵글 오펜스’의 창시자 텍스 윈터(75), 지략가 빌 버트카(71) 등 70대 농구원로를 코치로 두고 깍듯이 모시고 있다. 이들의 경험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

잭슨은 ‘3년 내 우승’ 외에 또 한가지 약속을 했다. 그것은 “지금의 멤버로는 이번 시즌만 간다”였다. 그의 가장 큰 불만은 수비를 제대로 하는 선수가 없다는 것.

이 때문에 오닐과 브라이언트를 제외한 10명의 선수는 우승을 하고도 떨고 있다.

노쇠한 모습을 보이는 AC그린(37)과 기복이 심한 로버트 오리(30), 샬럿 호니츠에서 어렵게 데려왔지만 제 기량을 발휘 못하는 글렌 라이스(33) 등이 모두 방출대상이다.

잭슨은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본 토니 쿠코치(32)나 타이론 힐(32) 등을 영입대상으로 점찍고 있다.

LA레이커스가 11월 시작되는 정규리그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팬들은 벌써부터 궁금해한다.

<전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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